'中 5% 성장목표' 실망에 홍콩증시 약세…"대규모 부양책 부재"
'AMD의 대중국 AI칩 수출 제한' 가능성에 항셍테크 하락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중국 정부가 5일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로 '5% 안팎'을 제시한 가운데, 홍콩 증시는 성장률 목표 및 대규모 부양책 부재에 대한 실망감 속에 약세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4시 5분 기준 홍콩 항셍지수는 한 달여 사이 최대인 2.63% 떨어진 상태이고,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도 2.61% 하락했다.
중국 본토의 상하이종합지수(+0.28%)와 선전성분지수(-0.59%),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0.70%)는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이날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회식에서 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발전 주요 목표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5% 안팎"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와 같은 목표치로, 1991년(4.5%)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 재정적자 목표는 GDP의 3.0%로 설정, 4조600억위안(약 750조원)의 적자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에도 재정적자 목표로 GDP의 3.0%를 설정했지만 실제로는 3.8%를 지출한 바 있다.
리 총리는 현재 유효수요 부족과 일부 산업의 과잉생산, 부동산과 지방정부 채무 등 어려움이 존재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자산운용사 abrdn 아시아의 응신야오는 "투자자들은 경제 부양을 위해 더 강력한 재정정책을 선호할 것"이라면서 "최소한 발표 내용을 기반으로 보면 정부 지출로 경제가 추가로 부양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콘버라의 제임스 나이브턴은 "대규모 재정부양책은 현재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면서 "중국 정책 결정에서 안정성이 여전히 최우선 요소"라고 봤다.
업무보고에서는 '집은 거주하는 곳이지 투기 대상이 아니다'는 문구가 2019년 이후 처음으로 빠졌다. 하지만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실적 부진과 대규모 부양책 부재에 대한 실망감 속에 홍콩에 상장된 중국 부동산기업 주가를 추종하는 지수(HSMPI)는 2% 정도 떨어진 상태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업체 AMD의 대중국 인공지능(AI) 칩 수출 제한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홍콩에 상장된 중국 빅테크(거대 기술기업) 주가를 반영하는 항셍테크지수도 4%가량 하락한 채 거래 중이다.
전날 사상 처음으로 40,000선을 돌파했던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이날 0.03% 떨어진 40,097.63으로 장을 마쳤다.
한국 코스피(-0.93%)와 호주 S&P/ASX 200지수(-0.15%)는 하락 마감한 반면, 대만 자취안지수(+0.42%)는 플러스였다.
미국의 금리정책이 최근 증시 랠리에 영향을 끼칠 변수로 거론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6∼7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의회 출석 및 반기 통화정책 보고를 주시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이 1월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회견 때와 마찬가지로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8일 발표되는 2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 7일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결정 등도 이번 주 눈여겨볼 이벤트로 꼽힌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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