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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는 무법지대…구호트럭 참변으로 '통치공백'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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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는 무법지대…구호트럭 참변으로 '통치공백' 부각
전쟁 장기화로 행정·치안 조직 붕괴…극심한 혼란·폭력
구호품 부족에 굶주림 고통 가중…성난 민심 못 다스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구호 트럭 발포 참사'는 현지 통치 조직 공백의 심각성을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가자지구 곳곳이 초토화되면서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화하고 질서가 무너지고 있지만 행정과 치안 조직의 붕괴로 사태가 악화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일어난 각종 사건은 현지 권력 공백의 문제를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던 하마스가 이스라엘군에 쫓기는 가운데 이스라엘군은 점령지 질서 유지를 위해 무력에 의존하고, 현지 주민들의 굶주림 고통은 커지면서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표적 사건은 지난달 29일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서 구호품을 실은 트럭에 몰려든 주민들이 수백명이 숨지거나 다친 일이다.
하마스 측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112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는 경고 사격은 인정하면서도 피해자 대부분이 압사했거나 트럭에 치여 숨졌다고 반박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괴한이 총격을 가해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주장도 폈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지만, 전쟁으로 극심한 혼란에 빠진 가자지구에 대한 효과적인 인도주의적 지원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사건으로 꼽힌다.
가자지구 주민 230만명 가운데 대부분이 피란 생활을 하며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 적절한 의료 서비스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번 참변은 이스라엘이 그동안 손을 놓고 있었던 가자지구 구호물자 배급에 대한 개입을 강화한 '인도주의 작전'을 벌이는 가운데 일어났다고 WSJ은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작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받은 직후 가자지구에 대한 모든 물품 반입을 일시 차단했다. 그 이후 인도주의적 구호를 식량, 의약품, 물, 텐트 등 제한적 범위에서 허용했다.

구호 활동은 전쟁 초기부터 유엔 기구와 국제 구호단체들이 사실상 총괄했다.
유엔과 구호단체들은 최근 몇주 사이에 가자지구 북부에서 구호 활동을 축소했다. 이 지역이 극심한 혼란과 폭력으로 무법지대로 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엔에 따르면 이스라엘 극우 시위대가 구호 트럭을 막아 올해 2월 가자지구에 반입된 구호 물량이 전달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지난 2월 5일에는 식량을 싣고 가자지구 북부로 가던 유엔 구호 트럭이 이스라엘 검문소 근처에서 이스라엘 해군의 포격을 받았다고 유엔 관계자가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25일부터 인도주의 작전을 시작했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구호 트럭 사건은 네 번째 작전 중에 일어났으며 세 번째 작전까지는 문제가 없었다며 책임을 현지 주민들에게 돌렸다.
kms123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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