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외무 "하마스·파타 새 내각 논의…기적은 없을 듯"
"자치정부 내각 총사퇴, 개혁 준비상태 보여주려는 것"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리야드 알말리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외무장관은 28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팔레스타인 정파들의 새 내각 논의가 이뤄지는 데 대해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알말리키 장관은 이날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정파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만큼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면서도 이같이 밝혔다.
모스크바에서는 29일부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집권당 격인 파타와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정파 하마스를 비롯한 팔레스타인 내 주요 정파들이 러시아 정부 주최로 마련된 회담을 한다.
사흘간 이어지는 회담에서 정파들은 팔레스타인에 들어설 새 내각 구성 방안을 논의한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끝나고 팔레스타인에 평화 체제가 자리 잡으려면 어떤 정치구조를 갖춰야 할지를 서로 이야기하는 자리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통치 범위는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였지만 2007년 이후 하마스가 파타를 몰아내고 가자지구를 실효적으로 지배해왔다.
파타가 이끄는 자치정부는 2006년 이후 총선을 치르지 않고 있으며 부패와 무능 등을 이유로 주민 지지도 또한 낮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작년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터지자 미국은 종전 후 가자지구를 통치할 정치세력으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유일한 대안이라고 밝혀왔다. 대신 자치정부 개혁을 선결 과제로 요구했다.
지난 26일 무함마드 쉬타예흐 총리를 비롯한 자치정부 각료들이 일괄 사의를 표명한 것은 이런 개혁 요구를 의식한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알말리키 장관은 내각 총사퇴에 대해 "자치정부가 국제사회의 요구에 비협조적이라는 지적이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의 준비 상태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스라엘·하마스 간 인도적 휴전요구 결의안이 20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된 점을 거론하면서 "이제 가자지구의 휴전은 달성하기 힘든 목표인 것 같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사람들이 숨져가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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