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총리 "전쟁 휘말릴 우려"…타우러스 미사일 논란에 쐐기
사거리 500㎞ 타우러스 우크라 지원 반대 재확인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전쟁에 휘말릴 우려가 있다"며 우크라이나에 독일산 장거리 순항 미사일 타우러스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숄츠 총리는 26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열린 dpa통신 콘퍼런스에 참석해 "일각에서 우리가 하는 일이 일종의 전쟁 개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게 놀랍다"며 이렇게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대반격을 앞두고 지난해 5월 독일에 타우러스 미사일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숄츠 총리는 전쟁이 사거리 500㎞ 달하는 타우러스가 전장에서 쓰일 경우 전쟁이 확산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해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대반격에 실패하고 최근 전선 곳곳에서 밀리는 양상을 보이면서 야당은 물론 '신호등 연정' 내에서도 타우러스 지원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숄츠 총리는 타우러스의 사거리를 언급하며 "영국과 프랑스가 표적 조절 측면에서 하는 일을 독일에서는 할 수 없다. 시스템을 다뤄본 사람은 누구나 안다"고 말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공동 개발한 장거리 미사일 스칼프(SCALP·영국명 스톰 섀도)를 우크라이나에 이미 지원했지만 480㎞ 이상인 사거리를 250㎞로 제한했다.
숄츠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부족한 것은 탄약"이라며 타우러스 미사일에 집중된 논란이 불균형적이고 불편하다고 말했다.
야당인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은 올해 들어서만 연방의회에 두 차례 결의안을 상정하며 타우러스 논란을 고리로 숄츠 총리를 압박하고 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CDU 대표는 22일 결의안 표결에 앞서 "숄츠 총리가 선언한 '시대전환'은 대부분 말로만 남아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은 언론 인터뷰에서 "총리의 분명한 말을 듣고 싶다. 그가 왜 아직 이 문제에 주저하는지 내가 답할 수는 없다"며 "두려운지, 다른 걱정이 있는지 나는 모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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