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인간같은 로봇 추가영상…빅테크, 이젠 휴머노이드 경쟁
MS·베이조스·엔비디아 등 '피규어 AI' 투자 알려진 하루 뒤 공개
인간처럼 생기고 움직이는 AI 기반 로봇 개발 무한 경쟁 예고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가 사람처럼 걸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진화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4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옵티머스'가 걸어 다니는 영상을 공개했다.
1분 18초 분량의 동영상에는 사람의 모습을 닮은 이 휴머노이드 로봇이 사람처럼 두 발로 연구실을 걸어 다니는 모습이 담겼다.
약간은 엉거주춤한 듯한 자세이지만, 이 로봇은 사람에 의지하거나 넘어지지 않고 부드럽게 혼자서 걸어 다녔다.
머스크는 이 영상에 대한 특별한 언급 없이 "연구실을 거닐고 있는 옵티머스"(Optimus strolling around the lab)는 제목만 올렸다.
이번 옵티머스 영상은 지난달 16일에 이어 한 달여 만이다.
머스크는 당시 셔츠를 접는 옵티머스 영상을 게재한 바 있다. 31초짜리 영상에는 옵티머스가 바구니에 있는 셔츠를 손가락으로 꺼내 테이블에 펼친 뒤 이를 접는 모습이 담겼다.
이 로봇은 테슬라가 작년 12월 공개한 '옵티머스'의 진화된 버전인 '2세대'이다.
테슬라는 당시 이전보다 30%가량 빠른 속도로 걷고 다섯 손가락을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다고 소개한 바 있다.
옵티머스는 영상에서 두 팔을 앞으로 뻗고 무릎을 90도 각도로 꿇는가 하면 계란을 엄지와 집게손가락으로 집어 들어 올린 뒤 조리 냄비 위에 조심스럽게 놓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테슬라는 2021년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착수한다는 계획을 처음 발표한 뒤 2022년 9월 말 옵티머스 시제품을 공개한 바 있다.
머스크는 당시 '테슬라 AI 데이' 행사를 열고 옵티머스 시제품을 선보이면서 "로봇이 풍요로운 미래, 빈곤이 없는 미래를 만들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옵티머스를 성능이 매우 우수한 로봇으로 만들고 수백만 대를 양산할 것"이라며 3∼5년 이내에 2만달러(약 2천600만원) 이하로 주문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머스크의 이번 영상은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 경쟁업체인 '피규어 AI'(Figure AI)에 빅테크 기업들이 대거 투자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 하루 뒤 게시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23일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와 엔비디아가 '피규어 AI'에 각각 1억 달러와 5천만 달러를 투자한다고 보도했다.
이 스타트업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챗GPT 개발사 오픈AI도 각각 9천500만 달러와 500만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텔의 벤처 캐피털이 2천500만 달러를, LG 이노텍과 삼성 투자 조직도 각각 850만 달러와 500만 달러의 투자를 약속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피규어 AI는 2022년 테슬라와 로봇 전문기업인 보스턴 다이내믹스 출신 엔지니어들이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인간처럼 생기고 움직이는 AI 기반 로봇을 개발하고 있으며, 지난해 3월 '피규어 01'이라는 로봇을 선보인 바 있다.
인간이 하지 못하는 위험한 일을 수행하도록 하고, 부족한 노동력 문제를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AI 기술에 대한 열풍이 불면서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대한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옵티머스와 피규어 AI 외에 '1X 테크놀로지 AS'는 챗GPT가 적용된 이족 보행 로봇을 개발 중이고, 캐나다 스타트업 생츄어리 AI는 피닉스라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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