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 "전쟁 2년 우크라, 구호보다 조기 회복·재건 필요"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전쟁 발발 2년을 맞는 우크라이나에 인도적 지원이 많이 필요하지만 일시적 구호보다는 일상 회복과 재건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이 제언했다.
IFRC는 2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전쟁 발발 2년이 된 지금 우크라이나의 최전선 지역에서 주민들이 식품과 의약품을 얻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여전히 많은 피란민이 어떤 확신도 없이 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2년간 우크라이나 적십자사는 직원 수를 3배 늘리고 100곳이 넘는 지역사무소를 다시 여는 등 신속하게 대응했다"면서 "적십자의 긴급구호·의료·복지 서비스를 받은 우크라이나인이 1천200만명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우크라이나에 단순하게 구호품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포괄적인 방식으로 투자해야 할 때"라면서 "병원과 학교 등을 재건하고 사람들의 생계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전 후 재건을 지원할 것이 아니라 조기에 생계·복지에 필요한 기반시설 등을 다시 갖추도록 돕는 것이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장·단기 요구사항을 동시에 충족하는 길이라고 IFRC는 주장했다.
IFRC는 예산의 60%만 채워진 현재의 재정 상태에서도 우크라이나 주민의 생계 회복과 지역경제 재건에 보탬이 될 사업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남부 도시 미콜라이우에서는 도시 식수 공급 사업을 벌여 현지 식수의 30%를 담당하고 있으며 다른 지역에서도 공유 세탁소 및 장애인 재활시설 설립, 농촌 의료시설 가동 등의 사업이 전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의 지하 대피소를 아동 친화적인 공간으로 조성하는 사업도 진행됐다. 장시간 대피시설에 머무는 어린이의 정신 건강이 급격히 악화하는 일을 최소화하려는 시도다.
IFRC는 "대피소를 어린이들에게 '해리포터 방'이라고 부르게 한다. 대피시설이 무서운 곳이 아니라 평범하다고 느끼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아이들과 시설 내에서 게임을 하며 그들의 정신적 안정을 돕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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