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띠 안 매고 도로안전 캠페인?…망신당한 伊 교통부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 교통부가 제작한 안전 광고 영상에서 출연자들이 안전벨트를 매지 않아 비판받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일 파토 쿼티디아노에 따르면 지난 20일에 새로 나온 도로안전 광고에는 총 4명이 등장한다.
광고 중간에 화면은 2개로 분할돼 두 가지 시나리오를 동시에 보여준다.
한쪽 화면에는 운전하는 여성이 조수석에 앉은 친구에게 운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휴대전화를 치우라고 권유하는 장면이 담겼다.
다른 화면에는 운전자까지 포함해 동승한 4명의 친구가 휴대전화를 보다가 사고를 당한다.
광고는 올바른 선택과 잘못된 선택의 결과를 보여준 뒤 "가능한 유일한 선택을 하세요. 당신과 다른 사람의 목숨이 위태롭습니다"라는 메시지로 마무리된다.
교통부는 사고의 주요 원인인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해당 영상을 제작했지만 이 영상은 다른 이유로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 광고에 등장하는 4명 중 누구도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사실이 발견된 것이다.
소셜미디어(SNS)에는 "이 우스꽝스러운 광고를 즉시 삭제하라", "운전할 때 안전벨트를 매지 않아도 되는 새로운 법규가 나왔나요?" 등과 같은 비판과 조롱이 줄을 이었다.
이 광고는 빠르게 정치적 이슈로 번졌다. 정치권의 비판은 이탈리아 부총리이자 교통부 장관인 마테오 살비니를 향했다.
주요 야당인 오성운동(M5S)은 "차에 탄 모든 사람이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다"며 "살비니와 도로 안전은 결코 만날 수 없는 운명의 평행선"이라고 조소했다.
군소 야당인 아치오네의 카를로 칼렌다 대표는 "도로 안전에 대한 광고를 시작하면서 안전벨트 미착용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장관은 쫓겨나야 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광고 책임자인 다니엘레 팔레리는 유감을 표명하며 영상을 수정하겠다고 약속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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