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부동산 공모펀드도 2.3조원…"개인투자자 손실 일부 불가피"
올해 만기 도래 펀드 9천억원…배당유보·자산매각 등 발생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오지은 기자 = 미국발 상업용 부동산 침체로 국내 금융사의 해외 부동산 손실 위험이 커지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투자한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에서도 일부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9월 말 기준 임대형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공모 펀드는 21개이며 설정액은 2조3천억원으로 파악됐다. 개인투자자가 투자한 액수는 1조9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펀드는 8개로, 9천억원 규모다.
이중 미국 오피스에 투자한 미래에셋맵스미국9-2호(설정액 2천941억원), 하나대체투자미국LA1호(설정액 20억원)는 자산을 이미 매각했다.
벨기에 오피스에 투자한 한국투자벨기에코어오피스2호(설정액 909억원)는 배당을 유보 중이다.
김병칠 금감원 부원장보는 "배당이 이뤄지지 못한 1건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손실이 날 수도 있다"며 "2건의 자산매각과 관련해서도 손실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와 홍콩 H지수를 기초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은 만기, 연장 여부, 투자규모 등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해외 부동산 공모 펀드의 경우 만기가 통상 5∼7년으로, ELS(3년)보다 길다. ELS는 투자자가 만기를 연장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공모 펀드는 수익자 총회에서 과반수가 동의하면 연장할 수 있다.
투자 규모 측면에서도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 투자액은 2조3천억원으로, H지수 ELS 투자액(19조3천억원)보다 훨씬 적고, 이중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금액도 9천억원으로 전체의 40.8%에 그친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H지수 ELS의 올해 만기 도래 규모는 15조4천억원으로, 전체 투자액수의 79.6%에 달한다.
김 부원장보는 "상업용 부동산 중 현금흐름에 문제가 없는데 가격 하락 때문에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한 경우에는 대출을 추가로 일으키거나 후순위 대출을 모집해서 만기 연장을 끌고 가는 경우가 많다"며 "그렇게 되면 부동산 가치가 회복할 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일부 해외 부동산 펀드 관련 민원에 대해 조사하고, 개별 금융사에서 집행한 부동산 투자가 적절했는지 등도 확인할 예정이다.
김 부원장보는 "특정 펀드 손실과 관련해 민원이 일부 접수돼 있다"며 "손실 발생 가능성이나 펀드 향후 처리 방향에 대해 충분한 공시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 조사를 통해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금융사들을 검사할 때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를 하면서 모범규준을 제대로 지켰는지도 포함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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