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라파 진격' 고집에 바이든 중동에 특사 급파
이집트·이스라엘행…라파 군사작전·인질석방 협상 논의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피란민이 밀집한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를 향한 진격 의지를 꺾지 않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동에 특사를 급파해 설득에 나선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브렛 맥거크 중동 담당 특사가 오는 21일(현지시간)부터 이집트와 이스라엘을 차례로 방문한다고 20일 보도했다.
맥거크 특사는 중동 방문 첫날인 21일에는 카이로에서 이집트 정보기관 수장인 아바스 카멜 국가정보국(GNI) 국장 등 이집트 당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어 이튿날에는 이스라엘로 이동해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회동할 예정이라고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전했다.
맥거크 특사는 이집트와 이스라엘에서 이스라엘의 라파 군사작전 가능성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납치된 인질들의 석방 협상에 대해 주로 논의할 것이라고 당국자들은 덧붙였다.
이집트와 인접한 라파에는 작년 10월 전쟁 발발 후 지속된 피란민 유입으로 현재 140만명 이상이 몰려 있다. 이스라엘이 실제로 라파 지상공격을 본격화하면 피란민들의 대규모 인명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피란민이 대거 접경지인 이집트로 몰릴 가능성도 점쳐진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라파에 숨어든 하마스 세력의 근절을 주장하며 현재 진행 중인 인질 협상 타결과는 무관하게 라파 진격을 밀어붙일 태세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이와 관련, 라파에 있는 하마스 4개 대대를 분쇄하기 위해서는 전면적인 공습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 이집트와의 공조 없이는 라파 전면 공습을 감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이 라파 작전 계획을 금주 중 전시 내각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이스라엘 당국자가 밝힌 가운데, 미국은 특히 라파에서 민간인을 어떻게 대피시킬 것인지를 포함해 이스라엘의 라파 군사작전 계획에 대해 의견을 청취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라파 작전 계획에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라파 북부와 가자지구 북부 최대도시인 가자시티 남부로 대피시키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지만, 미국은 해당 지역에는 그렇게 많은 피란민을 수용하는 데 필요한 전기와 상하수도 시설이 없다면서 이같은 계획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이스라엘 정부가 라파 진격을 공공연히 위협하고 있지만 라파에서 군사 작전이 실제로 이뤄지려면 이슬람 금식성월인 라마단이 끝나는 4월 중순이나 되어야 할 것이라고 이스라엘과 미국 당국자들이 인정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하마스에 붙잡혀 있는 인질 석방을 위해 일시 휴전을 해야 하고, 이스라엘이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계획을 충분히 마련하기 전에 라파에서 대규모 군사작전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게 미국의 입장이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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