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톺] 고개드는 위험회피 심리…방어 나선 개미들
외인 순매수액 급감·기관 매도세 낙폭 키워…개인 매수 전환
美 물가충격…인플레이션 재가속? "디스인플레이션 추세 회복할 것"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설 연휴를 끼고 3거래일 연속 이어진 코스피의 상승 흐름에 14일 급제동이 걸린 것은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충격에 기관과 외국인의 투자 심리가 위축된 탓으로 분석된다.
반면 최근 상승장에서 매도세를 보였던 개인들은 이날 매수세로 전환하며 지수를 떠받쳤다.
연합인포맥스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관은 4천871억원을 순매도하며 하락 압력을 높였다.
외국인은 9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이어갔으나, 순매수액은 전날 9천488억원에 비해 크게 줄어든 588억원에 그쳤다.
반면 전날까지 4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한 개인은 이날 4천109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들의 엇갈린 투심은 종목 규모별 지수에서도 확인됐다.
외국인과 기관이 선호하는 코스피 대형주는 이날 1.22% 하락해 장 전체 1.10%보다 하락 폭이 컸다.
반면, 코스피 중형주는 0.77% 하락하고 코스피 소형주는 0.10% 상승하는 등 개인들이 선호하는 종목일수록 하락장의 영향을 적게 받았다.
역시 개인 투자자가 더 많은 코스닥지수는 이날 코스피와 반대로 0.96% 상승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이 나란히 655억원, 584억원을 순매도한 것과 달리 개인이 1천262억원을 순매수하며 전체 시장을 견인했다.
덕분에 이날 코스닥 거래대금은 코스피(9조9천269억원)보다 많은 11조2천459억원을 기록했다.
코스닥 역시 대형주(0.59%)에서 중형주(1.18%), 소형주(1.40%) 순서로 상승하는 등 개인 투자자 선호도와 비례하는 추세가 확인됐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기관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005930](1천804억원), SK하이닉스[000660](573억원), NAVER[035420](293억원) 등이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1천248억원), 엔켐[348370](395억원), LG생활건강[051900](308억원) 순으로 매도 물량이 많았다.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3천14억원), 엔켐(502억원), 에코프로[086520](443억원) 등이었다.
전날 발표된 미국의 1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3.1% 상승하면서 시장 전망치(2.9%)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 추세와 관련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주목하고 있는 서비스 항목 지표가 전월보다 0.7%나 오른 점은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
이로 인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며 미 국채금리 및 달러화가 급등하고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한지영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미 증시가 CPI 쇼크로 급락했다"며 "최근 고점 인식으로 인해 기술주가 약세를 보이는 등 위험 회피 심리까지 확산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결과가 인플레이션 재가속을 뜻하는 것은 아니고, 디스인플레이션 추세를 머지않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성우 DB금융투자[016610] 연구원은 "주거비 상승률이 낮아질 환경이라는 점에는 변화가 없다"며 "올해 남은 기간 주거비 추가 안정이 디스인플레이션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001200] 연구원은 2022년 말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둔화하다 2023년 초 기업들이 가격 인상에 나섰던 사례를 언급하며 "이번 결과만으로 금리인하 시점이 크게 지연될 것으로 판단하기는 이르다. 향후 1~2개월간 지표를 추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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