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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세 고령 아바스에 '가자 해법' 발목…"미·아랍, 후계 논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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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세 고령 아바스에 '가자 해법' 발목…"미·아랍, 후계 논의중"
선거없이 장기 집권, 지지율 급락…서안서 부패·무능 비판
"서방·아랍 동맹국들, '아바스 빠진 PA' 구상"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국제사회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의 해법으로 지지하고 있는 '두 국가 건설' 계획이 88세 고령인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에 발목 잡힌 모양새라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PA는 하마스에 의해 가자지구에서 축출된 이후 요르단강 서안에 통치권이 머물고 있으나 서방 주요국가와 아랍 동맹국들은 PA가 이번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끝난 이후 가자지구를 통치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두 국가 해법 설계자 중 하나였던 아바스 수반이 20년 가까이 선거 없이 통치 체제를 이어 오면서 지지율까지 바닥으로 떨어진 터라, 이제 서방과 동맹국들에는 상황의 진전을 막는 장애물로 여겨지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아바스 수반은 후계자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아직 아무도 없다"고 답하고 있다.
한 이집트 당국자는 아바스 수반의 부친이 100세를 넘겨 장수했기에 그의 후임을 별달리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고, 아바스 밑에서 일한 한 전직 직원은 "그가 아직 20년은 더 남았다고 확신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민심은 다르다.
아바스 수반은 팔레스타인 최대 정파인 파타의 수장으로서 20년 가까이 PA를 통치해왔으나 2006년 이후 총선을 치른 적이 없다.
여론조사에서는 팔레스타인인 90%가 그의 사임을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고, PA는 무능하고 부패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팔레스타인 정파간 갈등도 여전하다. PA는 작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시작되기 불과 몇 달 전까지도 하마스나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PIJ) 등 정적들을 진압하는 데 혈안이 돼 있었다고 한다.
이에 서방과 아랍 동맹국들에는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대체해 전후 재건에 나설 '유일한 후보'인 PA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이 공개적으로 밝히는 구상은 재활성화한 PA가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를 통치한다는 것이다. 서방과 아랍 관계자들은 사석에서 이 '재활성화'란 아바스를 PA 수반에서 쫓아내거나 실질적 권력을 내려놓게 하는 것을 뜻한다고 말하고 있다.
WSJ은 팔레스타인 정파들과 아랍 국가, 미국이 진행한 논의에 아바스 수반의 후계가 될 가능성이 있는 인물들에 대한 논의도 포함돼 있었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살람 파야드 전 PA 총리, 망명 중인 전 가자지구 안보 수장 무함마드 달란, 2002년 이스라엘에서 종신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며 팔레스타인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마르완 바르구티, 유엔 주재 팔레스타인 대표를 역임한 나세르 알키드와, 후세인 알셰이크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사무총장 등 이름이 거론됐다.
앞서 수년간 서방은 팔레스타인에서 하마스가 승리할 수 있는 선거가 치러지도록 지지해야 할지, 선거도 치르지 않고 인기도 없는 아바스 수반의 PA를 계속 지지해야 할지 딜레마에 빠져 있었다.
작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팔레스타인인들 사이에서 하마스에 대한 지지가 올라가면서 서방의 우선순위는 PA으로 기울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집트 당국자들에 따르면 미국과 아랍 동맹국들이 논의한 방안 중 하나는 행정에 더 큰 권한을 가진 새 총리를 임명하도록 아바스 수반을 압박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바스 수반은 이 방안을 이미 간파하고 있다. 그 자신도 총리를 지냈다가 야세르 아라파트 전 수반이 사망하고 나서 2005년 PA 수반 자리에 오른 이후에는 총리실의 권한을 박탈했다.
PLO에서 평화협상가로 일했던 다이애나 부투는 "아바스는 언제나 총리직을 상당한 의심을 품고 바라봤다"고 말했다.
다만, 아바스 수반은 자신이 선거를 통해 교체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무함마드 무스타파 전 팔레스타인 경제장관과 새 정부를 구성하는 데는 열려 있다고 아랍과 미국 관리들에게 말했다고 한다.

또한 정부 개혁의 일환으로 새 보안 관리를 임명했고 가자지구 재건에 대한 논의를 위해 조만간 카타르 도하를 방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후 가자지구에서 PA가 주역이 되는 데 반대 의견을 피력했지만, 그렇다고 별다른 대안을 제시하지도 않았다.
칼릴 시카키 팔레스타인정책연구소 소장은 "작년 10월 7일 이후 서안에서 하마스 지지가 급증했는데, 하마스 공격이 아바스 통치하에서 사그라졌던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의 추진력을 가했다는 점이 요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네타냐후가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에 대한 지지를 일축한 만큼 "국제사회는 새로운 아이디어 없이 옛날 판으로 되돌아왔다"고 지적했다.
WSJ은 "이제 많은 것이 아바스 수반이 퇴진하거나 권한을 일부라도 내려놓을지, 그렇다면 그의 뒤는 누가 이을지에 달려 있다"고 관측했다.
cheror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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