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국가 청렴도 116→115위…'부패 꼬리표' 마르코스 덕분?
행정장관 "대통령이 부패 기회 제거"…선친 집권시 13조원 부정 축재 전력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필리핀 행정장관이 국가 청렴도 순위가 한단계 올라가자 '부정 축재' 꼬리표가 붙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 노력 덕분이라고 추켜세웠다.
4일 일간 필리핀스타에 따르면 루카스 버사민 행정장관은 '2023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orruption Perceptions Index·CPI)' 조사 결과 필리핀의 순위가 180개 나라 중 115위를 기록하자 이같이 말했다.
필리핀은 2022년도 조사에서는 116위를 기록했다.
버사민 장관은 "미약한 수준이지만 국가 청렴도 순위 상승에 주목한다"면서 "이는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고 부패를 저지를 기회를 제거해온 마르코스 대통령의 노력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발표는 필리핀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희망을 지닐 근거가 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마르코스 대통령 가문은 천문학적 규모의 부정 축재 전력이 있다.
선친인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1965년부터 1986년까지 장기 집권하면서 독재자로 악명을 떨쳤다.
그가 집권 당시 부정 축재한 재산은 약 100억 달러(약 1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지난해 필리핀의 CPI 지수는 100점 만점 중 34점에 그쳤다.
전년에 비해서는 1점 올라갔지만, 글로벌 평균인 43점에는 여전히 크게 미달하는 수치다.
반부패운동 비정부단체인 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하는 CPI 지수는 공공부문의 부패에 대한 전문가와 기업인의 인식을 반영해 산정된다.
70점을 넘어야 '사회가 전반적으로 투명한 상태'로 평가되고 50~69점대는 '절대 부패로부터 벗어난 정도'로 분류된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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