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포스코맨'부터 LG엔솔·현대제철 출신 '외부 피'까지
CEO후추위, 9시간 마라톤 회의 끝에 회장 후보 6명 공개
김학동·정탁 부회장 등 '유력 거론' 현 경영진 대부분 탈락
(서울·세종=연합뉴스) 차대운 이슬기 기자 = 포스코그룹이 31일 발표한 차기 회장 후보 심층면접 대상자 6명에는 그룹에서 요직을 두루 거친 전·현직 '포스코맨'부터 LG에너지솔루션, 현대제철 출신의 '외부 피'까지 섞여 있다.
그간 재계 안팎에서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현 경영진 대부분은 최종 후보군에서 탈락했다.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 후보 선임을 담당한 CEO후보추천위(후추위)는 이날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 원장(사장),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이상 가나다순) 등 6명을 '파이널 리스트'로 확정해 발표했다.
포스코는 이 가운데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 원장과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을 내부 후보로 분류했다. 전중선 전 사장의 경우 전직이긴 하지만, 후추위 활동 시작 시점을 기준으로 1년 내 퇴직했기 때문에 내부 후보로 분류했다고 한다.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은 외부 후보로 분류했다.
이날 공개된 6명의 후보는 제각기 다른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권영수 전 부회장은 LG그룹에 44년간 몸담으면서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유플러스 등의 요직을 두루 거쳐 'LG 리베로'로 불렸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을 글로벌 탑티어 배터리 기업에 올려놓은 '스타 CEO'로 꼽힌다.
경기고·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산업공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권 부회장이 지난해 11월 44년 몸담았던 친정을 떠났을 때 재계 안팎에서는 이차전지 소재 사업 전환에 탄력을 받은 포스코 회장직에 도전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돌았다.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은 포스코 회장 후보군으로 거의 거론되지 않은 인물이다.
경북사대부고·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 조선공학 석사,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산업공학용접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SK이노베이션 CTO(최고기술책임자), 울산과학기술원(UNIST) 석좌교수 등을 거쳐 2021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석유공사 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김 사장이 최종 면접대상자에 오르자 포스코 안팎에서는 예상치 못한 '의외의 인물'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은 동인고·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유타대 야금 박사·미국 보스톤대 경영 석사를 취득했다.
1992년 포스코에 입사해 광양제철소장(부사장),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포스코 법인장 등을 역임했다. 사내에서 연구원이자 엔지니어 출신으로 꼽힌다.
김지용 사장은 지난해 12월 포스코그룹의 인사에서 유일하게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케이스다.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은 현대중공업, 현대우주항공, 현대모비스, 현대로템, 현대제철 등을 두루 거친 '현대맨'이다.
경기고·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 조선공학 석사, 미국 뉴욕주립대학원 기계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은 지난 2018년 최정우 회장과 '최종 2인'에서 맞붙었던 인물이다.
1988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포스코에 발을 들여 포스코건설기반 기술연구팀장,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상무, 포스코 기술투자본부장, 포스코 사내이사 부사장·철강생산본부장 등을 거쳐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과 철강부문장까지 지냈다. 2021년부터 현재까지 포스코 자문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은 1987년 포스코에 입사해 주로 경영전략·재무 분야 요직을 두루 거쳤다.
포스코 사내이사 부사장, 포스코홀딩스 경영전략팀장·대표이사 사장 등을 지냈고 올해 3월부터는 포스코홀딩스 상임고문이다.
경북 안동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한편, 이날 후추위는 낮 12시부터 저녁 9시까지 장장 9시간의 마라톤 회의 끝에 면접 대상자 6명을 결정했다.
그간 후추위는 지난해 말 활동을 시작한 이후 국민연금공단 김태현 이사장의 회장 인선 방식에 대한 공개 불만 표출, '해외 호화 이사회' 논란과 관련한 경찰 수사 등의 잡음 속에 회장 인선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날 파이널 리스트 결정을 위한 회의가 예상보다 길어진 점을 두고도 포스코 안팎의 외풍과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뒷말이 재계 안팎에서 나오기도 했다.
후추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인 포스코의 새 회장을 선출하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는 책임감과 확고한 의지로 심사 과정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wis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