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델라 유품 뉴욕 경매 중단…"문화유산 지킬 기회 제공"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2월 말로 예정된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유품에 대한 뉴욕 경매가 중단됐다고 현지 eNCA 방송 등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의 경매업체 건지즈는 애초 다음 달 22일 만델라 전 대통령의 유품 약 70점을 경매에 부칠 예정이었으나 논의 끝에 보류를 결정했다고 남아공 문화재청이 밝혔다.
경매업체가 입찰할 유품은 만델라가 1996년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을 만났을 때 입었던 '마디바' 셔츠와 1993년 신분증 원본, 버락 오바마와 빌 클린턴 등 미국 대통령들에게 받은 선물과 편지, 타조 가죽 서류 가방 등이다.
만델라와 첫째 부인 에블린(사망) 사이의 장녀인 마카지웨는 수익금으로 만델라의 고향인 이스턴케이프주 쿠누 마을에 추모 공원을 조성하고자 경매를 승인했다고 건지즈 측은 설명했다.
마카지웨와 건지즈는 2022년 2월에도 경매를 계획했으나 남아공 정부의 반대로 이를 접었고, 법정 소송 끝에 작년 12월 승소, 이번에 다시 경매를 진행했다.
그러나 남아공 문화재청이 경매를 허가한 법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결국 경매는 또다시 중단됐다.
이날 건지즈 홈페이지 초기화면에는 다른 자세한 설명 없이 만델라 전 대통령의 유품 경매가 중단됐다는 메시지만 떠 있다.
문화재청은 성명에서 "책임감 있고 사려 깊은 경매 중단 결정을 환영한다"며 "현재 진행 중인 법적 절차를 마무리하고, 문화유산을 지킬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경매에 부쳐질 만델라의 유품이 남아공의 문화유산인 만큼, 최고가 입찰자에게 팔리는 대신 후손들을 위해 보존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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