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직원, 이스라엘 주민 납치도 도와"…정보기관 보고서 확인
휴대전화·포로 심문으로 드러난 행적…민간인 수십명 사망현장서도 확인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에 연루된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직원의 구체적인 행위가 파악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최근 하마스 연계 의혹이 제기된 UNRWA 직원 12명 중 6명의 활동 내용이 담긴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보고서를 확인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UNRWA 직원 2명은 이스라엘 주민의 납치를 도왔다. 또한 다른 직원 2명은 이스라엘 주민 수십명이 총에 맞아 숨진 현장에서 머물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나머지 2명은 이스라엘에 대한 기습공격에 사용된 무기 등 보급품 조달에 관여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은 휴대전화 데이터를 이용한 위치추적과 하마스 포로에 대한 심문을 통해 이 같은 정보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UNRWA는 팔레스타인인 난민을 지원하기 위해 1949년 설립된 유엔 산하 기구다.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요르단, 시리아, 레바논 등지에서 1차 의료와 인도적 구호 활동, 교육 업무 등을 수행해왔고, 약 1만2천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 중 10%에 해당하는 1천200명이 하마스 및 팔레스타인의 다른 이슬람 무장 조직과 연관됐다고 보고 있다.
특히 UNRWA의 남성 직원 중 하마스와 연관된 직원의 비율은 23%에 달한다는 것이 이스라엘의 주장이다. 이는 하마스와 연관된 가자지구 일반 남성의 비율 15%보다 높은 수치다.
또한 이스라엘은 UNRWA 직원 1만2천 명 중 49%가 하마스 등 이슬람 무장 조직에 가까운 친척 등 연결고리를 두고 있다고 파악했다.
최근 이스라엘은 미국에 이 보고서를 전달했고, 이후 미국을 시작으로 캐나다와 영국, 프랑스, 일본, 호주, 핀란드 등도 지원 중단을 결정했다.
UNRWA 일부 직원들의 구체적인 테러 행위 가담 사실이 드러나는 상황에서 정부 차원의 지원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UNRWA에 지원되는 자금과 구호품이 가자 주민이 아닌 하마스에 흘러갈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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