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대결' 제4 이동통신, 누가 가져가나…주중 결판
주 후반까지 승자 가려질 전망…스테이지엑스-마이모바일 경쟁 '치열'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7전 8기 끝에 제4 이동통신사가 곧 탄생한다. 2파전 구도를 형성한 스테이지엑스와 마이모바일 중 어느 쪽이 주파수를 손에 넣을지 주목된다.
2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신규 이동통신사업자 선정을 위한 5세대 이동통신(5G) 28㎓ 주파수 대역 3일 차 경매가 29일 15라운드부터 속개된다.
첫날 세종텔레콤[036630]의 중도 포기로 스테이지엑스와 마이모바일이 지난 26일 양자 대결을 펼쳤지만, 어느 한쪽도 물러서지 않아 장기전으로 돌입했다.
이번 경매는 다중라운드 오름입찰 방식으로 최대 50라운드까지 진행된다. 만약 양사 모두 최종 라운드까지 남아있다면, 밀봉입찰로 최종 승자를 정한다. 과기정통부가 정한 최소 입찰 금액 이상을 각자 써내고, 그중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사업자에 주파수가 돌아가는 방식이다.
첫날 6라운드, 둘째 날 8라운드를 각각 진행했다는 점에서 끝까지 가더라도 주 후반에는 결판이 날 것으로 보인다.
742억원에서 출발한 입찰가가 이틀간 총 55억원(1일 차 15억원, 2일 차 40억원) 밖에 오르지 않았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조기 종료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일찌감치 '출혈 경쟁은 없다'고 선언한 세종텔레콤과 달리 나머지 양사는 제4 이동통신 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이며 투자자들을 끌어들여 상당한 '실탄'을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카카오[035720]에서 계열 분리한 스테이지파이브가 주도하는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은 신한투자증권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해 8천억원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고, 미래모바일 주축 컨소시엄인 마이모바일은 글로벌 통신기업 보다폰과 협력해 향후 전국망 구축을 위해 1조원까지 자본금을 증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통신업계에서는 1천억원 안팎에서 최종 낙찰자가 정해질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누가 되든 신규 이통사는 우선 B2B(기업 간 거래) 사업에 초점을 맞추면서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사업을 점진적으로 늘려갈 가능성이 크다.
28㎓ 주파수 대역은 초고속 5G 서비스가 가능한 대신, 장애물을 피해 멀리까지 도달하는 회절성이 약해 기지국을 많이 세워야 하는 단점을 갖고 있어서다. 기존 통신 3사마저 기지국 설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고 해당 주파수를 반납한 것은 이처럼 사업성이 떨어지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스테이지엑스는 주파수 특성을 고려해 대학, 병원, 경기장, 공연장, 공항 등 유형별 선도 기업·단체 내 구축을 우선으로 추진하고, 충분한 실증을 마친 뒤 서비스를 확산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 ICT 연구센터와 함께 실증 과정을 진행하고, 연세의료원과 'Real 5G 혁신 서비스' 환경을 구현하며, 주요 경기장·공연장과 협업해 K-콘텐츠에 적합한 통신 사업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마이모바일 역시 대학, 공항, 경기장, 공연장 등에서 28㎓ 대역을 활용한 B2B 서비스를 제공하고, 자동차 제조사와 협업해 자율주행 시범 구간의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공개한 바 있다.
당장 제4 이통사 출범 효과를 일반 소비자가 체감하기 어려울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지만, 양사는 통신비 인하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스테이지엑스는 우선 국제공항 등 다중이용 시설에 5G 28㎓ 대역 장비를 설치해 빠른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폭스콘 내 모바일 디바이스 제조 계열사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는 등 중저가 단말기 라인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마이모바일은 글로벌 유력 통신기업 보다폰과 손잡고 유선 초고속 인터넷을 대체할 수 있는 광대역무선인터넷(FWA)을 일반 소비자들에게 서비스할 계획이다.
기존 기간통신사업자의 네트워크를 공동이용(로밍)해 일반 모바일 이용자가 활용할 수 있는 B2C 서비스도 양사 모두 적극 검토 중이다.
특히 마이모바일은 사업성이 높은 중저대역 주파수를 추가로 할당받아 보다폰의 글로벌 파트너, 협력사들의 투자를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firstcirc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