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벡 30대, 작년 5월~9월 범행…정신 감정 의뢰
(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지난해 여름 캐나다 퀘벡 지역 산불 14건이 30대 방화범이 고의로 저지른 소행으로 드러났다고 캐나다 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퀘벡주에 사는 브라이언 패어(38)는 이날 퀘벡주 시부가모 법원에 출석해 지난해 이 지역의 산불 14건이 자신의 범행이라며 유죄를 인정했다고 통신이 전했다.
이 중 퀘벡시티 북쪽 샤패이 지역 산불 2건은 인근 지역 500가구가 강제 대피할 정도로 규모가 컸다고 검찰이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패어는 지난해 5월 31일 샤패이 지역 방화를 시작으로 9월 초까지 범행을 계속하다가 9월 7일 체포된 후 범행을 자백했다.
조사 결과 패어는 페이스북 게시문에 자신의 방화로 일어난 산불을 언급하면서 기후변화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국민을 속이기 위해 정부가 용의주도하게 불을 지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이 방화를 의심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6월이었다.
동일한 지역에서 단기간에 5건의 산불이 잇달아 발생하자 수사에 나섰고, 곧 현장 감식을 통해 "범죄 행위로 인해 불이 난 증거를 찾아냈다"고 검찰이 설명했다.
패어는 6월 2일 산불이 일어난 현장 인근에서 처음 목격돼 경찰에 목격자 신분으로 진술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자신이 산불을 일으키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도중 '산불에 대해 특이한 관심'을 표출하는 것으로 포착돼 용의자로 지목됐다.
당시 캐나다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퀘벡주에도 역대 최악의 산불이 잇달았으며 패어는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퀘벡 산불에 대해 정기적으로 게시문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그의 게시문 등에서 드러난 이념과 행동이 수사 당국의 범죄 프로파일러가 분석한 범행 동기 및 수법과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동차에 부착된 위치 추적기를 통해 9월 초 두 차례 산불 현장에 갔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검거됐다.
검거 후 그는 방화 동기에 대해 "산림이 정말로 건조한지 아닌지를 알아보려는 시험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검찰이 전했다.
이날 재판부는 오는 4월 재개될 공판에 패어의 정신 감정 보고서를 제출할 것을 명령했다.
지난해 퀘벡주에는 700건 넘는 산불이 일어나 450만㏊(헥타르·1ha=1만㎡)의 산림을 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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