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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홍해 '물류위협'이 중동 확전 위기로…선제 대응에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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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홍해 '물류위협'이 중동 확전 위기로…선제 대응에 나서야



(서울=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은 12일(현지시간) 중동의 주요 국제 교역로인 홍해에서 민간 선박을 위협해온 친이란 예멘 반군의 주요 거점을 공습했고, 반군 측은 즉각적인 보복을 다짐했다. 앞서 하루 전 이란은 이 지역 주요 산유국의 해상 진출로인 호르무즈 해협 근처에서 미국 유조선을 나포했다. 중동 지역의 글로벌 교역 통로 두 곳에서 동시에 위기가 발생해 글로벌 물류와 유가 리스크가 더욱 커졌다.

이란의 지원을 받아온 예멘 반군 후티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가자지구 전쟁이 벌어진 후 작년 11월부터 하마스 지지를 명분으로 홍해를 지나는 상선들을 27차례나 공격했다. 이 때문에 세계 주요 해운사들이 홍해를 거쳐 수에즈 운하를 통하는 항로 운항을 중단하고 아프리카 최남단으로 수천 ㎞를 우회하는 바람에 일부 해상 운임이 폭등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세계 무역로를 위협한 데 대한 직접적 대응으로 미국과 영국군이 호주, 바레인, 캐나다, 네덜란드의 지원을 받아 후티 근거지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전쟁으로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된 이래 서방 다국적군이 대규모 군사작전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유럽연합(EU)도 이날 홍해의 안전과 항행 자유를 확보하기 위한 신규 군사작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서방의 공습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수에즈 운하를 통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홍해는 세계 해상 석유 교역량의 12%,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의 30%가 지나는 국제 해상 운송로의 핵심 요충지다. 홍해 항로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면 선박 우회에 따른 운임 상승과 배송 지연은 불가피해진다. 당장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홍해 사태로 부품 공급이 어려워져 독일 공장 가동을 이달 29일부터 2주간 중단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게다가 미국 유조선이 나포된 지역은 걸프 해역에서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이어지는 오만만 해역으로, 이 지역에서 이란이 추가 도발에 나설 경우 국가 유가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이라크,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산유국의 수출통로로 전 세계 천연가스(LNG)의 3분의 1, 석유의 6분의 1이 지난다. 국내로 들어오는 중동산 원유도 이 해협을 통해 수입된다.

정부는 이날 수출비상 대책반 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현재까지 국내 기업의 수출이나 원유 등 에너지 도입에는 문제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중동 지역의 불안이 지속되면 물류비용이 상승하고 유가가 급등해 그나마 수출을 중심으로 회복 조짐을 보이는 우리 경제에 큰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여러 시나리오별 세심한 대응책을 강구해 악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 때론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선제적인 위기 대응이 효과적일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부 등 관련 부처 장관이 교체되는 시기지만 부처 간 유기적인 협력에도 허점을 보이지 말아야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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