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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양당구도 '균열' 낸 커원저…민생 강조하며 2030 표심 흡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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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양당구도 '균열' 낸 커원저…민생 강조하며 2030 표심 흡수
SNS로 다가가 안보 아닌 현실문제에 공감…2030, '아베이' 부르며 "당선안돼도 찍겠다" 열광
작년 11월 '야권 후보 단일화' 파기로 정권교체 실패는 향후 정치적 부담 작용할 듯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두 번째 대선 도전이었던 13일 대만 총통 선거에서 3위를 기록한 민중당 커원저(65) 후보는 당선에는 실패했으나 국민-민진당 양당 구도에 '균열'을 냈다는 점만으로도 이번 선거에서 가장 존재감이 두드러진 정치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959년생으로 북부 도시 신주(新竹) 태생인 커원저는 대만 최고 명문인 대만대 의대를 졸업한 뒤 모교에서 교수를 지냈고, 뇌물수수 등 혐의로 복역 중이던 천수이볜 전 총통의 치료를 맡는 등 실력을 인정받은 유명 외과 의사였다.
그는 2014년 지방선거를 통해 정치에 입문했다. 당시 민주진보당(민진당)과 대련당 등 야당들의 지지를 얻어 타이베이시장 야권 단일후보로 선거에 뛰어들었다. '무소속' 커원저는 민진당 지원 속에 국민당 거물 롄잔 명예주석의 아들인 롄성원에 압승한다.
명문대 출신 의사라는 경력에 야권 성향이면서도 기성 정당들과 다른 정치를 표방한다는 점 등이 겹치면서 대만 일각에선 커원저의 등장을 과거 한국의 '안철수 현상'에 빗대는 시각도 있었다.
커원저는 민진당과 결별하고 재선에 도전한 2018년 지방선거에선 국민당 딩서우중에 단 0.3%포인트(3천567표) 차로 신승했지만, 수도 타이베이 시장을 두 번 연속으로 맡으면서 유력 대선 후보로 떠올랐다.
그는 이듬해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그해 8월에는 민중당을 창당해 주석을 맡았다.
커원저는 민진당 차이잉원(현 총통)·국민당 한궈위에 지지율이 밀리자 9월 대선 레이스에서 도중하차했지만, 민중당은 2020년 1월 대만 대선과 함께 열린 입법위원 선거(총선)에서 비례대표 5석을 얻으며 일약 제2야당이 됐다.
올해 대선에서 커원저는 레이스 막판까지 20% 안팎의 여론조사 지지율을 보였고, 작년 8∼11월에는 제1야당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와 엎치락뒤치락 접전을 벌이기도 했다.
특히 커원저는 11월 들어 3위였음에도 선두인 민진당 라이칭더 후보(31.5%)를 4.8%포인트 차까지 따라잡으며 혼전 양상을 연출하는 저력도 보였다.



중화권 매체들은 '친미·독립' 성향의 민진당과 '친중' 성향의 국민당 후보 틈바구니에서도 정치적 양극화와 팍팍한 경제·사회 현실에 불만을 가진 대만 청년층 지지를 받은 게 '커원저의 힘'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대선이 민진당과 국민당의 '미중 대리전'으로 규정되며 전쟁과 평화 등이 선거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된 가운데서도 고(高)물가와 성장 둔화 같은 '먹고사는 문제' 해결을 염원하는 대만 유권자들, 특히 2030 유권자들의 목소리는 꾸준했다.
커 후보는 60대 나이에도 소셜미디어(SNS)를 능숙하게 다루면서 가볍고 유머러스한 어투로 낮은 임금, 높은 집세와 씨름하는 대만 젊은이들에게 공감했다. 이러자 커원저를 '아베이'(阿伯·'아저씨'나 '삼촌'을 친근하게 부르는 말)라 부르는 팬층도 형성됐다.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커원저가 당선 안돼도 좋다. 실용적 공약을 내건 그를 응원하고 싶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그가 '대만의 자유·민주 수호'를 내건 라이칭더나 '전쟁과 평화 사이의 선택'을 외친 허우유이와 달리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에 관해 '중국과의 실무적인 교류·협력이 중요하다'는 등 다소 모호한 입장을 취한 것도 이들 2030 세대의 정치적 지향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커 후보가 작년 11월 18일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와 단일화 협상을 '파기'했고, 이 장면이 사실상 정권교체 성공과 실패를 가른 대목인 만큼, 이는 앞으로 그의 정치 행보에서 계속해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대목이다.
허우유이와 커원저가 지난해 11월 15일 선두 라이칭더에 맞서 야권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을 당시,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커원저와 허우유이 중 누구로 총통 후보가 단일화되더라도 라이칭더와 양자 대결에서 승리한다는 결과가 나온 상황이었다.
실제 개표 결과에서도 두 후보가 얻은 표 수를 합하면 라이 후보보다 약 270만 표가 많았다.
xi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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