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16조원대 금융사기' 재판, 3월 시작…자료만 6t 분량
변호인 수백명 규모…법원, 자료훼손 막으려 보안·소방장비 설치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베트남의 초대형 부패 스캔들인 '16조원대 금융사기' 사건에 대한 재판이 3월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은 10일(현지시간) 부동산 개발업체 반 틴 팟 홀딩스의 쯔엉 미 란 회장을 비롯해 이번 사건 피고들에 대한 호찌민 법원의 재판 일정이 이같이 잡혔다고 보도했다.
란 회장은 측근과 공모해 계열 은행인 사이공상업은행(SCB)에서 304조동(약 16조3천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SCB 지분의 91.5%를 소유한 최대 주주로 측근을 통해 허위 대출 신청을 해서 돈을 빼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횡령한 금액은 베트남 GDP(국내총생산)의 3%를 넘는 규모다.
검찰은 작년 12월에 란 회장을 횡령 및 뇌물 공여 혐의로 기소하는 등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전직 국영은행 관계자와 감사 공무원 등 총 86명을 재판에 넘겼다.
공무원들이 란 일당의 범죄 사실을 눈감아주는 대가로 받은 뇌물 액수는 520만달러(약 6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호찌민 법원에 따르면 이번 사건 피의자들은 변호인 수백명을 고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정 자료로 제출된 서류 분량만 해도 역대급 규모다.
현지매체인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2천500개의 자료 파일이 104개 상자에 담겨있으며 이를 무게로 환산하면 6t에 달한다.
호찌민 법원은 자료 훼손을 막기 위해 보관 장소에 보안 카메라와 소방 장비까지 설치했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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