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일로'서 親대만으로 급선회하나…中, 아르헨티나에 발끈
"아르헨 외교장관, 대만 대표부 면담"…中대사관 '경고성 트윗'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정부의 친(親)대만 노선 움직임에 중국이 발끈하고 나섰다.
10일(현지시간) 라나시온과 클라린 등 아르헨티나 일간지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주재 중국대사관은 한미일 3국의 인도·태평양 대화에 대해 반발하는 내용의 지난 8일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 언급 일부를 전날 밤 공식 소셜미디어에 게시했다.
해당 내용은 대만에 대한 부분으로, '대만은 중국 영토에서 떼어놓을 수 없다', '대만 문제는 전적으로 중국 내정에 관한 사안', '해협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열쇠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는 것'이라는 중국 측 입장을 담은 것이다.
이 게시글은 중국의 재외공관에서 본국 외교부 공식 입장을 관행적으로 홍보하려는 취지일 수도 있으나, 현지에서는 대만 측과 밀착하는 듯한 행보를 보이는 아르헨티나 정부를 겨냥한 '경고성 트윗'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클라린과 파히나12 등 매체는 디아나 몬디노 아르헨티나 외교부 장관이 아르헨티나 주재 대만 무역대표부 대표와 회동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아르헨티나 외교부는 장관과 대만 측 대표 간 실제 만남 여부 등 사실관계를 확인해 주지 않았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다만, 라나시온은 "두 사람 간 어떤 형태의 접촉도 없었다"는 외교 소식통의 전언이 있다고 보도했다.
아르헨티나의 대(對)중국 외교 변화 가능성은 국제 사회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밀레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러시아와 중국 등 공산주의자와는 교류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호언장담한 게 그 배경이다.
대통령 취임 이후엔 중국을 향한 메시지가 다소 온건한 기조를 띠고는 있으나, 전임 정부 때와는 달리 중국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둘 것이라는 게 현지 언론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앞서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공동 건설 추진을 위한 협력 계획에 참여하거나 수시로 중국을 방문하며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반면, 밀레이 대통령은 "미국, 이스라엘과의 공고한 협력"을 공언한 바 있다.
아르헨티나에서 사업을 진행 중인 중국 업체들의 우려도 표면으로 드러나고 있다.
아르헨티나 남부 산타크루스주(州)에서 48억 달러(6조3천400억원 상당) 규모 수력발전소 2곳을 건설 중인 중국 거저우바 그룹 컨소시엄은 이날 클라우디오 비달 주지사를 만나, 발전소 건설 연속성을 확실히 보장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라나시온은 보도했다.
이 발전소는 파타고니아 지역 자연 훼손 논란과 법원의 조업 중단 명령에 따른 공사 중단 등 곡절 끝에 2018년부터 본격적인 건설을 시작했다.
좌·우파 정권을 오가면서 각 정부에서 추구하는 이념과 원칙에 따라 각각 호르헤 세페르닉-라바랑코사-호르헤 세페르닉, 네스토르 키르치네르-콘도르 클리프-네스토르 키르치네르 등으로 이름이 오락가락한 것으로도 잘 알려졌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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