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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현장] "자동차 회사 맞나요?"…현대차 부스서 쏟아진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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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현장] "자동차 회사 맞나요?"…현대차 부스서 쏟아진 질문
'수소·소프트웨어' 주제로 전시장 꾸려…자동차 전시물 거의 없어
기아, PBV 내세워 호응…"이동 약자에게 좋은 선택지"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현대차가 자동차회사 아니었나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가 9일(현지시간) 개막한 가운데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웨스트홀에 마련된 현대차 부스를 찾은 중국인 진첸(36) 씨는 투어가 끝난 뒤 기자를 만나 이같이 물었다.
그는 "모터쇼처럼 자동차 콘셉트 모델들이 전시됐을 줄 알았는데 의외"라며 "특히 수소는 자동차회사가 도전하기 쉽지 않은 분야일 텐데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


현대차는 2년 만에 참가한 CES에서 자동차가 아닌 수소와 소프트웨어를 꺼내 들었다.
현대차가 이동을 넘어 일생 전반의 편안함을 더하는 것을 회사의 새로운 역할로 정의하고, 이를 위해 수소와 소프트웨어 사업을 집중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알린 셈이다.
현대차는 'CES 2021'에서는 도심항공교통(UAM)을, 'CES 2022'에서는 로보틱스와 메타버스가 결합한 '메타모빌리티'를 주제로 내세웠지만, 이는 모빌리티와 상당한 연관성이 있다는 점에서 올해와 상황을 달리한다.
이런 연유로 부스 안은 자동차와 같은 모빌리티 제품보다는 미래 기술 설명을 위한 전시물이 주를 이뤘다. 화려한 자동차의 향연을 기대하고 부스를 찾은 이들에게 다소 싱거울 수 있었지만, 자동차회사의 새로운 도전이라는 점에서 참신하다는 반응을 보인 사람들도 많았다.



이날 흰색 벽으로 둘러싸인 현대차 부스에 들어서자 눈앞에는 유기성 폐자원과 폐플라스틱을 원료로 청정 수소를 생산하는 '플라스틱 투 하이드로젠'의 과정을 담은 영상이 펼쳐졌다. 실제 현대차그룹의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이 기술의 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현대차는 이번 CES에서 수소 밸류체인(가치사슬) 사업 브랜드인 'HTWO'를 출범시키고, 각 계열사의 역량을 모아 수소의 생산·저장·운송·활용 등 전 주기에서 맞춤형 패키지를 설계하는 'HTWO 그리드(Grid)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의지를 나타내기 위해 입구 앞에 있는 미디어 테이블 9개에는 현대건설, 현대글로비스, 현대로템 등 각 계열사가 개발 중이고 실제 적용된 수소 관련 기술들이 전시됐다.



수소와 더불어 올해 CES의 또 다른 주제였던 소프트웨어를 형상화하는 전시물은 그룹의 글로벌 소프트웨어 센터 포티투닷의 주도로 만들어졌다.
부스 중간에는 카메라, 레이더, 센서들이 도로를 인식하고, 차량에 내장된 통합 제어기가 작동해 자율주행이 이뤄지는 동작 구조를 구현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기·전자 아키텍처'가 자리했다.
현대차 부스에서 참관객들이 가장 많이 찾은 곳은 퍼스널 다이스(DICE), 스페이스(SPACE), 시티 팟(CITY POD)과 같은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 모델을 선보인 공간이었다.
특히 인공지능(AI)에 기반해 탑승객의 일정과 목적지를 스마트폰으로 파악하고, 건강 상태까지 확인해주는 다이스와 내 방을 차량으로 옮겨놓은 것과 같은 맞춤 이동 공간 스페이스는 가장 큰 관심을 받았다.



이 밖에도 현대차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에서 개발한 물류 상하차 로봇 '스트레치'를 전시하고, 한 번에 여러 상자를 집는 시연도 진행했다.
현대차그룹의 다른 브랜드인 기아는 5년 만에 참가한 CES에서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제시했다.



기아도 LVCC 웨스트홀에서 약 309평 규모의 전시장을 마련하고, '영감을 주는 공간'이라는 주제 아래 PBV 콘셉트 모델 5종과 PBV 관련 신기술 2건을 공개했다.
'파크', '시티', '홈', '팩토리'의 4개의 전시 공간은 각각 녹색, 파란색, 분홍색, 노란색으로 구분됐고, 웨스트홀 입구부터 눈에 띄었다. 그 결과 기아 부스는 개막일인 9일 내내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기아 부스에서 가장 인기를 끈 것은 회사가 내년 처음 출시할 PBV 'PV5'였다.
언뜻 보면 밴 같은 PV5 내부를 들여다보니 넓은 공간감이 한눈에 느껴졌다.
높은 전고뿐만 아니라 회전시키지 않아도 자유자재로 방향 전환이 가능한 시트와 휠체어 승하차를 위해 탑재된 리프트 등이 대표적으로, 장애인 등 약자를 위한 교통수단이라는 기아의 설명에 수긍이 갔다.



특히 PV5는 탈부착이 가능한 모듈을 적용해 딜리버리 하이루프나 샤시캡으로 변할 수 있는데,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기아가 개발한 PBV 기술 '이지 스왑'이었다.
이지 스왑은 차량의 모듈을 교체하는 기술로, 사용자는 승하강 장치를 통해 드라이버 모듈이라고 불리는 고정 플랫폼에서 비즈니스 모듈을 떼어낸 후 용도에 맞는 다른 모듈을 결합시킬 수 있다.
이에 따라 하나의 차량이 사무실이나 고급 리무진, 캠핑카, 창고 등으로 변신할 수 있다고 기아는 설명했다.
기아는 PV5 외에도 물류 이송을 위한 PV1과 PV7 콘셉트 모델도 전시했다.
이중 단거리 물류운송을 위한 소형 PV1은 직각 운행, 사선 주행, 제자리 회전, 피봇턴 등을 할 수 있어 좁은 공간에서도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아 부스를 방문한 애런 스미스 씨는 "차량을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마음에 든다"며 "이동이 어려운 이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viv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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