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플레이션'에 냉동·즉석조리 치킨 판매 '날개'(종합)
매출, 20% 안팎 증가…품질 대비 파격적 가격이 장점
대형마트·편의점들, 가성비 치킨 수요 잡기 경쟁 점화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치킨플레이션'(치킨+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프랜차이즈 치킨값이 고공행진 하면서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되는 냉동 치킨이나 즉석조리 코너의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 치킨 제품이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10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7일까지 오프라인 매장의 냉동치킨류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온라인 주문 매출은 34%나 늘었다.
냉동 치킨은 최근 냉장·냉동식품 전체 판매 순위에서도 우유·만두 등과 함께 10위권 내에 오르내릴 정도로 인기가 높아졌다.
이마트[139480]와 롯데마트에서도 지난 한 해 기준으로 냉동 치킨 상품군 매출이 각각 18%, 25% 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대형마트 델리 코너의 즉석조리 치킨도 같은 기간 매출이 20% 안팎으로 증가해 프랜차이즈 치킨의 대안으로 주목받았다.
이처럼 냉동 치킨이나 즉석조리 치킨을 찾는 고객이 많아진 가장 큰 이유는 높은 가성비다. 맛과 품질이 점점 향상하는 있는 데 반해 가격은 프랜차이즈 치킨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소비자 부담을 크게 줄였다.
일례로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CJ제일제당의 소바바치킨 소이허니 순살 가격은 100g 기준 2천128원으로 BBQ 소이갈릭스 순살(3천18원)보다 41.8% 싸다.
지난해 4월 선보인 소바바치킨은 출시 6개월 만에 매출 300억원을 넘어서며 인기몰이를 한 제품이다.
즉석조리 치킨도 파격적인 가격이 주 무기다.
대형마트 3사가 판매 중인 즉석조리 치킨 가격은 7천∼1만5천원대로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의 최대 3분의 1에 불과하다.
고물가가 지속하는 와중에 최근 1∼2년 새 주요 프랜차이즈 가격이 잇따라 인상된 것도 소비자들이 냉동 치킨으로 눈길을 돌리는 요인이 됐다.
국내 3대 치킨 프랜차이즈 가운데 교촌치킨이 지난해 4월 제품 가격을 500∼3천원 올렸고 bhc가 지난해 12월 같은 폭의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BBQ는 2022년 5월 일찌감치 주요 제품 가격을 2천원 인상한 바 있다.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인기 프랜차이즈 치킨의 경우 배달비까지 포함하면 3만원에 육박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외식 부문에서 치킨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120.13으로 2년 전인 2021년 12월(106.41)에 비해 12.9% 뛰었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지수가 104.04에서 112.71로 8.3% 상승한 것과 비교된다.
유통업계는 지속하는 장바구니 물가 부담으로 가성비 치킨 수요도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저마다 판촉 전략에 몰두하는 모양새다.
홈플러스는 bhc, BBQ, 멕시카나 등 주요 프랜차이즈 치킨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상품 구색을 강화했고, 롯데마트도 지난해 관련 품목 수를 20% 확대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혔다. 롯데마트에서 현재 운영 중인 냉동치킨 품목 수는 90여개에 달한다.
가성비 치킨 경쟁에 편의점도 가세했다.
CU는 지난해 9월 2천원대 가격에 자체 브랜드(PB) 득템시리즈의 순살치킨득템(250g)을 출시하며 편의점업계 치킨 초저가 경쟁에 불을 붙였다.
해당 상품은 지난해 11월과 12월 냉동 치킨 카테고리에서 연이어 1위를 차지하며 누적 판매량 16만개를 돌파했다.
CU는 치즈볼과 소스, 콜라를 세트로 구성한 1만원대 초반 가격의 '자이언트 치킨박스'도 운영하고 있다.
GS25도 지난해 12월 쏜살치킨(600g) 가격을 1만3천원대에서 1만1천원대로 되돌리고 다양한 할인 행사를 선보이며 고객몰이를 하고 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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