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주현절 영상서 '흑인 분장' 인종차별 논란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스페인 마드리드 시청이 기독교 절기인 주현절을 맞아 제작한 어린이용 영상에서 흑인 분장을 한 배우가 등장해 인종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고 AFP통신 등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문제의 영상은 마드리드 시청이 외부업체에 의뢰해 제작된 것으로, 동방박사 3명 중 하나인 발타사르 역할을 맡은 백인 배우가 얼굴을 짙은 갈샐으로 칠하고 문법상 오류가 있는 스페인어 대사를 아랍어 어투로 말하는 장면이 담겼다. 발타사르는 기독교에서 중동계 혹은 흑인으로 묘사된다.
마리아 인마쿨라다 산스 오테로 마드리드 부시장은 논란이 일자 "영상 출연에 적합한 배우는 분명 아니다. 영상을 제작한 업체 측 실수에 유감이다"라고 사과했다.
주현절은 낙타에 선물을 싣고 먼 동방에서 찾아온 박사 3명이 마침내 아기 예수를 만나 경배한 날을 기념하기 위한 기독교 절기다.
매년 주현절이 되면 TV로 생중계되는 대규모 행진 등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린다.
과거에는 행진 행사에서 주로 백인인 지자체 의원이 얼굴을 검게 칠하는 분장을 하고 발타사르 역할을 맡았으나, 이같은 묘사가 인종주의에 해당해 금지해야 한다는 비난이 커지면서 2016년 당시 마누엘라 카르메나 전 마드리드 시장이 이를 전면 금지한 바 있다.
2019년에는 스페인 축구 명가 바르셀로나의 대표 미드필더였던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흑인 분장을 한 이와 찍은 가족사진을 SNS 계정에 올렸다가 인종차별이라는 비판을 받고 사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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