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홍해 도발' 후티 반군에 '군사 공격' 선택지 논의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 주재…"바이든에 최종 보고 목적"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미국이 중동 길목인 홍해에서 예멘 후티 반군 도발이 잦아지면서 군사 공격을 포함한 강력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미 당국자들이 전했다.
미 NBC 뉴스는 4일(현지시간) 현직 미 당국자 2명을 인용해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국가 안보 당국자들이 전날인 3일 오후 회의를 열어 후티 반군에 대응하기 위한 이같은 선택지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움직임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후티 반군을 상대로 강력한 군사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번 백악관 회의는 이전까지 미국이 검토하던 것보다 더 강력한 선택지 여러가지에 구체적으로 살을 붙이는 것을 목적으로 열렸다.
여기에는 다른 국가들과 함께 대응하는 방안도 포함됐다고 미 당국자들은 전했다.
이 회의는 존 파이너 백악관 국가안보 수석 부보좌관이 주재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에게 군사 옵션 목록을 보고하는 것을 최종 목적으로 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시작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전쟁 여파로 친이란 세력인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도발을 이어가면서 미국은 지난달 다국적 함대 연합을 꾸리고 서방 주도로 대응 수위를 높였다.
그러나 연말까지도 미군 헬기와 후티 반군이 교전을 벌이면서 긴장이 점점 커지는 형국이었다.
여기에 해가 바뀌자마자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하마스 수뇌부가 드론 공격에 피살을 당했고, 곧바로 이란 '국민 영웅'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 추모식을 겨냥한 의문의 폭발 테러가 발생했다.
이처럼 전쟁터인 가자지구를 벗어나 주변국 심장부를 타격하는 공격이 이어지면서 중동 정세는 일촉즉발로 치닫고 있다.
지금까지 백악관은 미군이 준비했던 후티 반군 공격 옵션 중 어떤 것도 승인하지 않았다고 전현직 당국자들은 전했다.
하지만 지난달 31일에는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미군 헬기를 겨냥해 총격을 가하자 미군도 응사했으며, 이에 따라 후티 고속단정 3척이 침몰하고 반군 10명이 숨졌다는 게 미국 입장이다.
당시 교전 이후 중동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국방부 수뇌부에 추가 군사 대응을 위한 옵션을 보고했으며, 국방부는 이를 백악관 고위급에게 보고했다고 NBC 방송은 보도했다
연말연시 휴가를 떠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현재 추가 군사 대응을 승인하지 않았으며, 휴가 기간 홍해 상황과 관련해 수차례 후속 보고를 받았다.
다만 백악관과 국방부 사이에 후티 대응을 놓고 이견이 있지는 않다고 한 당국자는 귀띔했다.
미 해군 함정과 전투기는 수차례 후티 반군이 발사한 미사일과 드론을 격추해왔으나, 일부 전현직 국방부 관료들은 격추 만으로는 후티 도발을 억제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바이든 대통령에게 더 강력한 행동을 주문한다는 게 당국자들 전언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후티 반군 도발이 계속된다면 대응 방안에 다른 나라 군대도 포함되기를 바란다고 NBC는 전했다.
newglas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