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추가 자구책은…에코비트·SBS 매각 여부 관심
수조원 규모 알짜 자회사 에코비트 매각 유력
TY홀딩스, SBS 사내게시판에 "매각·담보제공 가능성 없다" 일축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태영건설[009410]이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추가적인 자구 노력을 어떻게 진행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채권단이 태영건설 대주주의 강도 높은 자구 노력을 전제로 워크아웃을 통한 정상화 방안을 논의한다는 방침이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브리핑에서 "(워크아웃 진행을 위해서는)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강도 높고 충분한 자구노력이 대전제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태영건설이 이날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에 계열사 매각, 자산·지분담보 제공 등 추가 자구 계획을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추가 자구책에 관해선 "현재로선 밝힐 수 없다"면서도 "채권단이 납득돼야 하므로 태영 측이 잘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가 자구책으로는 그룹 지주사인 TY(티와이)홀딩스가 에코비트나 SBS의 지분을 담보로 대출받거나 지분을 일부 또는 전량 매각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미 알짜 자회사인 태영인더스트리는 매각했고, 평택싸이로와 포천파워 지분 등도 매각해 활용 가능한 계열사 자산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서다.
특히 종합환경기업인 에코비트는 기업가치가 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평가되는 알짜기업이라는 점에서 매각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티와이홀딩스는 에코비트의 지분을 합작 상대인 글로벌 사모펀드(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절반씩 나눠 갖고 있다.
태영그룹이 올 초 에코비트 지분 일부를 담보로 KKR로부터 4천억원을 조달했으며 태영인더스트리도 KKR에 매각했다는 점에서 KKR은 에코비트 매각에 동의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SBS 지분 매각도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언급되나 이는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관측이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SBS 지분 매각을 최후의 보루로 여긴다고 알려진데다 방송법상 SBS의 지분 매각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티와이홀딩스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 직후 SBS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SBS의 경영과 미래가치에 영향을 주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 일관되고 확고한 입장"이라며 "SBS 주식 매각이나 담보 제공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일축했다.
티와이홀딩스의 한 관계자는 "채권단이야 무엇이든 다 내놓으라고 하지 않겠느냐"며 "하지만 SBS는 방송법도 있어서 안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태영건설로부터 분할 설립돼 경기와 경북 등지에서 골프장과 리조트를 운영하는 블루원의 매각은 이미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태영그룹은 그동안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 1조원 이상의 자구 노력을 한 것으로 정부는 평가하고 있다.
환경 계열사인 에코비트 주식을 담보로 KKR에서 조달한 4천억원, 태영인더스트리 매각액 2천400억원 중 일부, SBS미디어넷 주식을 담보로 얻은 대출금 760억원 등이 모두 태영건설의 유동성 지원에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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