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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전 열쇠 쥔 이란…미국, 중동에 다시 발 담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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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전 열쇠 쥔 이란…미국, 중동에 다시 발 담그나
이란, 자국 장성 피살에 복수 천명…대리세력도 공격 확대
분쟁 악화·장기전은 재선 노리는 바이든에 악몽 시나리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으로 촉발된 중동 지역 긴장이 친이란 무장세력의 가세로 고조되면서 미국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하마스를 지지하는 지역 무장단체들이 전쟁 초기 이스라엘을 표적으로 삼았던 것에서 벗어나 공격 대상을 확대하고 있는데, 이라크와 시리아 주둔 미군도 예외가 아니다.
국제 교역의 주요 항로를 지나는 민간 선박도 공격받는 등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이 우려되면서 중동에서 미국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내년 11월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는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다.
미국은 확전을 원하지 않지만, 상황이 안 좋아지고 있는 만큼 결국 군사적 개입에 나설지 주목된다.
여기에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을 계기로 역내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는 관측을 낳은 이란의 향후 행보가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 중동 확전 우려 커져…친이란 세력 잇단 공격, 미군도 표적
미국 CNN 방송은 27일(현지시간) 중동에서 확전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미군이 사선 위에 서 있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가자지구 전쟁이 통제 불능 상태로 번지면 미국이 지금보다 더 많이 개입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가자지구 전쟁으로 중동 곳곳에 새로운 전선이 생겨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5일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가 이란과 연계된 무장세력의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장병 3명이 다치자 보복 공습을 명령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그다음 날 홍해에서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발사한 무인기와 미사일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미국 주도 다국적 함대 연합의 출범에도 후티 반군이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최단 거리 항로인 홍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들을 계속 공격하면서 글로벌 화물 운송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 23일 인도 서부 인도양에서는 화학제품을 실은 상선이 무인기 공격을 받았다.
미국은 이같은 무장세력의 공격 배후에 이란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이란은 배후설을 부인하고 있다.

◇ 이란측 공격 확대 가능성…"미군, 전사자 발생시 개입 불가피"
이란이 대리세력을 내세워 이스라엘과 미군에 대한 공격을 늘리거나 강도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 이란이 직접 나설지는 지켜봐야 한다.
이란이 최근 시리아에서 자국 혁명수비대(IRGC) 라지 무사비 준장이 이스라엘에 의해 살해됐다며 보복을 천명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라메잔 샤리프 IRGC 대변인은 27일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복수를 기다리라"고 경고했다.
이란 반관영 메흐르 통신에 따르면 샤리프 대변인은 "무사비를 암살한 것은 국제법 위반"이라며 "무사비의 순교 때문에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에 맞서는 우리의 임무가 중단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확전 위험성이 커지고 있으며, 미군도 여기에 노출돼 있다.
앞으로 미군에서 전사자가 발생하거나 해군 자산이 큰 타격을 받으면 미국이 중동 사태에 깊숙이 개입하는 것 이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을 것으로 CNN은 관측했다.
미국 행정부에서 인질 구출 업무를 맡았던 크리스토퍼 올러리는 지난 26일 CNN에 출연해 중동 지역 정세가 최악의 시나리오 상황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악화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말했다.
올러리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역내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칭 '저항의 축', 즉 대리세력을 내세운 이란의 전략 가운데 일부라는 분석도 내놨다.
이란이 대리세력을 통한 공격을 확대할 경우 이라크와 시리아 주둔 미군도 더 많은 공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 "대선 앞둔 바이든에 외교적 위기…분쟁 악화·장기전은 악재"
CNN은 인도양에서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이스라엘, 홍해까지 이르는 안보 상황 악화와 미군 전사자 발생 가능성 증대는 대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에게 달갑지 않은 외교적 위기라고 진단했다.
중동 지역 분쟁 확대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가도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가 오랫동안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적들을 저지하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하지 않는다고 비난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확전을 피하려고 애써왔다.
최근 미국의 보복 공습이 향후 현지 무장세력의 공격을 억제하는 데 효과가 있을지 불투명한 것도 문제다.
마이크 라이언스 미 육군 퇴역 소령은 이란이 미국의 억지력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통제 불능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는 중동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힘겹게 싸우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그가 40% 미만의 지지율에 시달리는 시기에 정치적인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적들의 도전에 강력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인식은 81세의 고령에 두 번째 임기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유권자들의 우려를 불러올 수 있다.
이는 77세이지만 '스트롱맨(독재자) 리더십'을 내세우며 미국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미국은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전쟁을 저강도 전쟁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하고 있지만 장기전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25일 하마스에 완전한 승리를 거둘 때까지 전쟁을 계속하겠다며 '긴 싸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동 지역 분쟁이 악화할 수 있는 장기전은 바이든 대통령이 용납하기 어려운 시나리오라고 CNN은 전했다.

kms123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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