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서방 제재로 못 판 석유 인도에 수출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미국을 위시한 서방 진영과 러시아가 '신냉전'으로 불릴 정도로 첨예한 대치를 2년째 이어가는 와중에 인도의 독자 행보가 두드러지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모스크바를 방문한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과 면담한 뒤 공동 기자화견에서 양국이 무기 공동 생산을 포함한 군사기술 협력이 구체적으로 진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번 협력은 전략적 성격으로, 양국의 이익에 부합하며 유라시아 대륙 안보 보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러시아는 군용 장비 공급업체를 다양화고자 하는 인도의 뜻을 존중하며 인도에서 필요한 물품을 제조하고자 하는 것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 이사국 후보가 된 인도를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자이샨카르 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내년에 만날 것으로 매우 자신할 수 있다"며 정상회담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서방이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전면적인 제재에 나선 후 인도는 서방의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오히려 러시아의 새로운 핵심 경제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자이샨카르 장관은 양국 무역규모가 올해 500억 달러(약 64조8천억원)를 넘어서 사상 최대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러시아가 주도하는 옛 소련권 경제협력체인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 인도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러시아는 이날 서방의 제재에 대응해 원유 수출 흐름을 재조정, 현재 중국·인도에 대한 원유 수출량이 전체의 9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특히 인도의 경우 이전에는 공급이 없었지만 2년 만에 자국 수출분의 40%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반면 수출량 중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은 40∼45%에서 4∼5%로 급감했다고 덧붙였다.
두 나라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상하이협력기구(SCO) 등 서방 주요국이 참여하지 않는 국제 조직의 회원국으로도 묶인다.
푸틴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국제 현안과 양국간 협력에 관해 종종 전화로 회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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