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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제련소 폭발 사고에 노동자들, '업무환경 개선' 요구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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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제련소 폭발 사고에 노동자들, '업무환경 개선' 요구 시위
노조, 요구사항 거부시 파업 예고…사망자 13→19명 늘어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19명의 사망자를 낸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폭발 사고와 관련해 수백명의 제련소 노동자들이 업무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27일(현지시간) CNN 인도네시아 등에 따르면 세계 최대 니켈 생산업체 중국 칭산(靑山) 그룹이 투자한 인도네시아 칭산 스테인리스 스틸(ITSS) 제련소 노동자 약 300명은 이날 제련소 인근에서 시위를 열고 "생명보다 가치 있는 것은 없다"며 작업 안전 기준을 지금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 측은 경영진에 23가지 요구 사항도 작성해 전달했으며 사흘 안에 긍정적 답변이 나오지 않으면 집단 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조 요구사항에는 제련소 내 의료 시설 확충, 중국인 노동자들이 함께 일하는 인도네시아 노동자들과 소통 할 수 있도록 인도네시아어 의무 학습 등이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회사 측은 "시위대가 요구한 것들은 대부분 이미 도입하기로 한 것들"이라며 "그들이 우리의 설명을 제대로 듣고 시위가 계속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폭발 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지난 24일 오전 5시30분께 인도네시아 중부 술라웨시주 모로왈리 산업단지 내 ITSS 제련소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고, 당시 경찰은 13명의 사망자가 나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폭발로 인해 화상을 입은 노동자들이 치료받다가 추가로 숨지면서 사망자 수는 현재 19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중 11명은 인도네시아인이고 8명은 중국인 노동자다. 또 30여명의 노동자가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이번 사고와 관련 현지 경찰은 지금까지 공장 관계자 등 14명을 조사했으며 사고 과정에서 불법이나 과실이 있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제련소 내 용광로 수리 작업을 하던 중 용광로 바닥에 남아 있던 인화성 물질에 불이 붙었고, 인근에 있던 용접용 산소 탱크들로 옮겨붙으며 연쇄 폭발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한다.
중국 외교부는 주인도네시아 중국 대사관이 이번 사건을 조사할 수 있도록 인도네시아 당국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모로왈리 산업단지는 30㎢ 면적의 대규모로 7만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주로 니켈 정·제련 관련 일을 하고 있다.
단지가 있는 술라웨시섬은 전기차 배터리 핵심 광물인 니켈이 대거 매장돼 있는 곳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몇 해 전부터 니켈 관련 산업을 키우겠다며 니켈 광물 수출 금지 정책을 펴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니켈을 대거 수입해 가공하던 중국계 기업들은 이곳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 여러 니켈 정·제련소를 운영 중이다.
각종 사고도 자주 일어난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장수 델롱 니켈 공업 소유의 건버스터 니켈 공업(GNI) 제련소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 노동자 2명이 숨졌고, 지난 6월에도 GNI 제련소에서 화재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이 때문에 인도네시아 정부도 안전 기준을 바꾸는 등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laecor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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