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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프라하 한복판 카렐대서 총기난사…14명 사망·25명 부상(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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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프라하 한복판 카렐대서 총기난사…14명 사망·25명 부상(종합2보)
24세 예술학부 남학생 범인 추정…수사당국 "테러와 무관한 단독범행인 듯"
사건 앞서 다른 살인 저지른 정황도…정부, 23일 '국가 애도의 날' 선포
체코, 유럽 주변국보다 총기소유 자유로워…등록 총기 100만정

(베를린·서울=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서혜림 기자 = 체코 프라하의 명문 카렐대에서 21일(현지시간)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나 최소 14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쳤다. 총격범도 사망했다.

마르틴 본드라체크 경찰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카렐대에서 일어난 총격 사건으로 14명이 사망하고, 2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면서 "부상이 심각한 이들도 있어 희생자 수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고 체코 CTK통신과 미국 CNN, 영국 가디언 등 현지언론·외신이 전했다.
이번 총격은 연중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프라하의 대표적 명소인 카를교에서 불과 수백m 거리의 얀 팔라흐 광장에 있는 카렐대 철학부에서 발생했다.
사건 당시 철학부 건물 지붕에서 어두운 색 옷을 입은 채 총기를 들고 있는 한 남성의 모습이 포착됐다.
경찰 조사 결과, 총격범이 24세 남성으로, 카렐대 예술학부 학생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경찰은 사망한 총격범의 신체 훼손 정도가 심해 아직 신원이 공식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본드라체크 경찰총장은 총격범이 '끔찍한 부상'으로 사망했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인지 경찰과 총격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총을 맞은 것인지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총격범이 해외의 총기난사 사건들에서 영감을 얻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비트 라쿠산 체코 내무장관은 "조사당국은 (이번 범행이)극단주의 이데올로기나 단체와 연관된 것으로 의심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공범이 있다는 단서 역시 현재로서는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총격범이 이날 총기난사에 앞서 살인을 저지른 정황도 파악했다.
경찰에 따르면, 총격범은 이날 오후 프라하 외곽의 고향 마을을 떠나 프라하 시내로 향하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고 밝혔다. 이후 그의 고향에서 55세인 그의 아버지가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총격범이 아버지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총격범의 자택을 수색한 결과, 그가 지난 15일 프라하에서 한 남성과 그의 생후 2개월 딸도 살해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경찰은 밝혔다.
총격범은 총기 허가증을 소지하고 있었으며, 경찰은 이날도 그가 여러 자루의 총을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날 총격범이 카렐대 특정 건물에서 강연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해당 건물에 있던 이들을 대피시켰으나, 정작 총격은 다른 건물에서 발생했다.
목격자들은 사건 당시 현장이 혼란과 공포 그 자체였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사람들이 교실이나 도서관에 갇혀있다고 전했고, 일부 학생들은 학교에서 대피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학생들이 두손을 든 채로 대피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도 공개됐다.


총격 당시 교실에서 시험을 보고 있었다는 석사과정 학생 야코프 베이즈만(25)은 "총격범이 건물 내부에서 외부 발코니로 이동해 바깥에 있는 사람들에게 총을 쏘고 있었던 것 같다"며 "난간 너머로 탈출하려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총격을 피해 교실 문을 막은 채 1시간 동안 있었던 그는 처음에 총소리와 비명소리가 들린 뒤 상황이 진정되는 듯 보였지만, 30분 뒤에 더 많은 총격과 비명이 들렸다며 "밖으로 나갔을 때 주변이 온통 피투성이였다"고 전했다.
또 다른 목격자인 이보 하브라네크(43)는 "처음에는 소란스러운 관광객이거나 근처 영화 세트장에서 난 소리라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갑자기 학생과 교수들이 건물 밖으로 뛰쳐 나갔다. 나는 프라하에서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1348년 설립된 카렐대는 유럽에서 오래된 대학 중 한 곳으로 재학생이 4만9천500명에 달한다. 이들 중 철학부 재학생은 8천명이다.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은 "카렐대 철학부에서 발생한 사건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총격 사건 희생자들의 유족과 친지들에 깊은 유감과 조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체코 정부는 총격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해 23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체코는 다른 EU 국가에 비해 비교적 총기 소지가 자유로운 편이다. 총기 면허를 취득하려면 건강 검진과 무기 숙련도 시험을 필수로 받아야 하지만, 범죄 기록은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통계에 따르면, 체코에서 30만 명 이상이 총기 허가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해 체코 정부에 등록돼 있는 총기는 100만 정에 육박했다고 CNN은 전했다.
앞서 2019년 12월에도 한 42세 남성이 체코 동부 오스트라바의 한 병원에서 총기를 난사해 6명이 사망한 바 있다.
2015년에는 한 남성이 체코 남동부 우헤르스키 브로트에서 총격으로 8명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yuls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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