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강당 종무식'은 옛말…연말 최대 10일 휴가
코로나 이후 오프라인 종무식 사라져…시무식 없는 기업도 다수
'연말 휴가 사용' 장려 분위기…LG 등 마지막 주 '권장 휴가'
(서울=연합뉴스) 재계팀 = 주요 대기업들이 올해도 별도의 종무식 없이 차분하게 연말을 마무리한다.
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강당 종무식' 풍경은 사라진 지 오래다. 대신 연말에 연차를 소진하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많은 직원이 연말 휴가를 떠난다.
새해 시무식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때 온라인으로 대체하거나 축소해 온 분위기가 이어진다.
◇ 종무식 없이 차분한 연말이 대세…시무식도 없거나 간소화
2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따로 종무식을 열지 않는다.
내년 사업 전략을 짜는 글로벌 전략회의가 전날 마무리됐고, 내년 초 열릴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 준비로 분주한 만큼 한 해를 마무리하는 공식 행사는 마련하지 않는 분위기다.
대신 임직원들은 각자 필요에 따라 연말에 연차 휴가를 자율로 쓰고 있다.
내년 시무식은 새해 첫 출근일인 1월 2일에 예년처럼 경기 수원 사업장에서 경영진과 일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것으로 보인다.
SK도 그룹 차원의 종무식은 열지 않고 사업장이나 조직별 자율에 맡긴다. 연말연시 휴가를 쓰는 임직원이 많은 점 등을 고려했다.
예전에는 경영진이 서린사옥을 돌면서 직원들과 송년 인사를 하기도 했으나 코로나 이후에는 사라진 풍경이다.
그룹 차원의 신년회도 따로 없다. SK는 코로나 이후 신년회를 열지 않고 최태원 회장이 임직원에게 이메일 등으로 신년 인사를 보내는 것으로 대체해왔다.
현대차그룹은 별도 종무식 없이 계열사별로 조촐하게 연말을 보낸다. 현대차는 창립기념일(29일)을 휴무로 둬 오는 28일 한 해 업무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초 3년 만에 오프라인 신년회를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개최하며 정의선 회장과 임직원들의 격식 없는 소통 자리를 마련한 바 있다. 내년 신년회 방식은 현재 검토 중이다.
한화그룹은 별도 종무식은 없으며 시무식 개최 여부는 현재 미정이다. 한화커넥트와 한화건설 등은 본부 및 부서별로 간단한 티타임을 가지며 업무를 정리할 예정이다.
HD현대는 별도의 종무식 없이 새해 첫 근무일인 내달 2일 권오갑 회장과 정기선 부회장 등 주요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신년 하례식을 할 예정이다. 경영진과 임원들은 이 자리에서 새해 의지를 다진다.
◇ 이르면 23일부터 '휴가 모드'
LG그룹은 오는 22일 올해 업무를 마무리하고 마지막 주(26∼29일)를 권장 휴가 기간으로 정했다. 이 기간 연차를 사용하면 23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최대 열흘간 쉰다.
'CES 2024' 준비 등으로 불가피한 업무가 있는 직원은 출근하겠지만, 많은 직원이 자율적으로 휴가를 사용할 예정이다.
LG는 시무식 등 별도 행사 없이 곧바로 신년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계열사별 사장 신년사도 메일과 동영상으로 대체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계열사별 사정을 고려해 28일부터 연차 사용을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종무식과 시무식은 주로 온라인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롯데이커머스는 한 해의 성과를 공유하고 우수 직원을 포상하는 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롯데컬처웍스와 롯데정밀화학 등은 종무식 또는 시무식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롯데면세점과 롯데헬스케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등은 자율적으로 모인 직원들과 간단한 다과를 함께하며 한해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포스코그룹도 종무식을 치르지 않는다. 대신 연내 휴가를 다 쓰지 못한 직원들에게 재량에 따라 휴가를 소진하도록 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시무식은 내년 초 포항 포스코 본사에서 열린다.
㈜GS와 일부 계열사, 두산그룹은 직원들에게 잔여 연차 사용을 장려했다. 오는 23일부터 내달 1일까지 최장 10일을 쉬도록 권장했다.
대한항공은 본사 및 지원 부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오는 28∼29일 휴무를 실시한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한 해를 마무리하자는 취지다.
(이신영 김아람 이슬기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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