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밀레이 "정공법 벗어난 조처로 초인플레이션 막아야"(종합)
보조금 삭감 등 민심 이반 움직임 단속…관용차 등 공공자산 매각 방침
대변인, 관저 그림 보험료 화폐단위 '페소→달러' 오류 논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급격한 평가절하와 보조금 삭감 등 만성적인 재정 적자 체질 개선을 위해 내놓은 경제 정책을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나섰다.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동영상에서 "우리는 초인플레이션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정공법에서 벗어난 경제 분야 조정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50%에 달하는 급격한 페소화 평가절하와 공식·비공식 환율 격차 축소, 중앙은행 구조 조정 등을 그 사례로 들며 "자유주의 (경제) 학자들이 싫어하는 것(규제)을 제거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밤은 결코 낮을 이길 수 없으니, 어둠을 저주하지는 말자"고 덧붙였다.
이는 생필품 물가 급등, 연료비 상승, 교통·에너지 보조금 지원 감소 등 영향으로 서민층을 중심으로 불만이 터져 나올 수 있다는 사회 분위기를 고려한 언급으로 보인다.
밀레이 대통령은 "현재의 (고통분담) 노력은 60%가 정치 영역, 40%가 민간 영역을 대상으로 한다"며 민간 영역에 대한 조정은 "일시적일 것"이라고 재차 부연했다.
이에 앞서 아르헨티나 정부는 공공 기관 자산 매각 방침을 밝혔다.
마누엘 아도르니 아르헨티나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관용차와 비행기 등 공공기관에서 보유한 관용차와 비행기 등 자산을 매각할 계획"이라며 "관용차 기사는 현재의 절반 수준까지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고위 정치인이 누리던 특권을 내려놓는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밀레이 정부는 또 거대 에너지 회사인 국영 YPF에서 보유한 항공기 2대 역시 팔기로 했다.
아르헨티나 대통령 관저(킨타 데 올리보스·Quinta de Olivos)에 자리한 일부 명화 역시 판매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아도르니 대변인은 대통령 관저에 있는 그림들을 위한 보험료 지급액을 언급하며 "밥을 굶는 130만명의 빈곤층 미성년자가 있는 상황에서 이는 절대적으로 비합리적"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이어 밀레이 정부가 '비상사태'로 규정한 경제 위기 속에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도르니 대변인은 그러면서 보험료 규모를 260만 달러(34억원 상당)라고 말했다.
그러나 가브리엘라 세루티 전 정부 대통령실 대변인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보험료 화폐 단위는 달러가 아니라 페소"라며 연간 보험료는 270만 페소(1달러당 400페소 기준 6천750달러·870만원 상당)라고 밝혔다.
한편 중도우파 마우리시오 마크리 정권이 2018년께 차입한 국제통화기금(IMF)의 10억 달러(1조 3천억원) 규모 '스탠바이(Stand-by) 차관'을 21일까지 상환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진 아르헨티나는 중남미개발은행(CAF)에 일부 자금 조달을 위한 지원을 요청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이는 최근 중국에 50억 달러(6조 5천억원) 규모 통화 스와프 갱신에 도움 친서를 보냈다는 라나시온 등 아르헨티나 현지 매체 보도와 맞물려, 급전 구하기에 나선 아르헨티나 정부의 현 상황을 짐작게 하는 방증으로 읽힌다.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사에서 "(나라에) 돈이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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