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기업 36% "한국 노동시장, 본국보다 경직적"
경총, 외투기업 200개사 대상 '노동시장 평가' 인식 조사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우리나라에 진출한 외국인 투자기업 가운데 36.5%는 한국 노동시장이 본국보다 더 경직적이라고 인식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근로자 100인 이상을 둔 외국인 투자기업 200곳을 대상으로 '2023 외투기업의 노동시장 평가 및 노동개혁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본사가 위치한 국가에 비해 한국의 노동시장이 경직적인지' 묻는 설문에 전체 응답기업의 29.0%는 '다소 그렇다'라고 답했고, 7.5%는 '매우 그렇다'라는 의견을 냈다.
'비슷하다'고 응답한 기업은 절반이었고 '경직적이지 않다'는 응답은 13.5%에 불과했다.
한국 노동시장·노사관계 리스크를 묻는 설문에는 34.0%가 해고나 파견 규제와 같은 '고용유연성 부족'을 꼽았다.
이어 경직된 근로시간제(23.0%), 인건비 증가(23.0%), 대립·투쟁적 노동운동(11.5%), 과도한 기업인 형벌규정(7.0%) 순이었다.
정부의 노동개혁이 투자와 고용 확대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37.0%가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한 반면 21.0%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응답은 42.0%였다
향후 정부가 중점 추진해야 할 과제로는 '고용유연성 제고'(23.5%)를 꼽은 기업이 가장 많았고, 노사법치주의 확립(21.5%),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 개편(15.5%), 근로시간 유연화(14.0%) 등이 뒤를 이었다.
노조가 있는 외투기업 81개사로 한정해 같은 질문을 하면 노사법치주의 확립을 꼽은 곳이 35.8%로 최다였다.
국내 노동시장을 개선하는 데 있어 정부·국회에 바라는 것을 묻는 설문에는 37.5%가 '정책 일관성 및 규제 예측 가능성 강화'를 들었다.
이어 '처벌식 규제보다는 인센티브 제공'(28.0%), '외투기업 의견 청취와 소통 강화'(21.0%)', '입법·정책 시행 전 외국인투자 영향 분석'(12.5%) 등의 순이었다.
황용연 경총 노동정책본부장은 "외국인 투자 활성화를 위해 한국 노동시장과 노사관계 리스크 요인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향후 노동 개혁 추진 과정에서 이러한 애로사항과 건의 사항을 충실히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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