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반군 "가자 구호품 허용때까지 홍해 봉쇄"…선박 또 공격(종합2보)
홍해서 노르웨이 선적 유조선에 미사일 공격…글로벌 수송로 위태
(서울·이스탄불=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김동호 특파원 =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격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홍해상에서 민간 선박을 또다시 공격했다.
AP, AFP통신에 따르면 미국 중부사령부는 후티가 12일(현지시간) 홍해의 입구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지나던 노르웨이 선적의 유조선 '스트린다호'를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스트린다호가 선상 화재 피해를 보고했다며 미 해군 구축함 메이슨호가 구조 요청을 접수해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후티는 이날 TV 방송을 통해 낸 성명에서 "승조원들이 모든 경고에 대해 응답을 거부했고 이에 로켓을 발사했다"며 공격 주체를 자처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최근 며칠간 여러 척의 선박 운항을 막아내 팔레스타인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했다"며 "이스라엘이 구호물자의 가자지구 반입을 허용할 때까지 이스라엘 항구로 향하는 모든 선박을 계속 봉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트린다호의 운영사인 노르웨이의 J. 루드비히 모윈켈스 레데리 측도 피격사실을 확인하면서 "승무원 전원이 다치지 않고 무사하고 선박은 현재 안전한 항구로 가고 있다"고 전했다.
후티는 올해 10월 7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하마스를 지원한다는 이유로 약 1천500㎞ 거리의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홍해상에선 전쟁 발발 뒤 소유 또는 운영사가 이스라엘과 연관됐다며 상선 4척을 공격해 1척을 나포했다.
후티는 더 나아가 이스라엘이나 미국, 가자지구 전쟁과 상관없는 선박도 공격하겠다는 뜻을 최근 밝혔다.
후티는 지난 9일 성명을 통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가 필요한 식량과 의약품을 받지 못한다면, 국적과 관계없이 이스라엘 항구로 향하는 홍해 위 모든 선박이 우리 군의 표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AP통신은 이번 공격과 관련, 후티가 이스라엘과 관련 없는 선박에까지 공격을 확대한다는 점을 뜻한다며, 이는 수에즈 운하를 오가는 선박을 잠재적 위험에 빠뜨리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파급력을 키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주요 해상 교역로를 겨냥한 후티의 무력행사 위협에 대응할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후티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 레바논 헤즈볼라, 이라크 친이란 민병대, 시리아 정부군 등 이란을 구심점으로 하는 중동 내 '저항의 축'이 동시다발적으로 작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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