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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카타르의 가자 현금지원 용인…사실상 하마스 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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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카타르의 가자 현금지원 용인…사실상 하마스 도와"
NYT "현상유지에 하마스 이용하려…사용처 감시도 부실"
하마스 호전성 오판…"단기적 평화 노리다 장기적 안보 해쳤다"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카타르 정부가 수년간 가자지구에 뿌린 현금지원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지탱하는 젖줄이 돼왔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이를 용인해왔다고 10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는 이스라엘과 미국, 카타르 등의 전·현직 당국자를 광범위하게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하마스를 가자지구 현상유지 수단으로 보고 적절한 수준에서 힘을 실어주려 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카타르가 매년 수천달러가 든 현금가방을 가자지구에 전달하는 것을 눈감아줬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물밑에서 도왔다는 것이다.
카타르는 수도 도하에 하마스의 대외 창구인 정치사무소를 두는 등 하마스와 가까운 관계로, 인도주의 지원 명목 아래 가자지구에 꾸준히 현금을 보내왔다.
카타르가 2014년 이후 가자지구에 지원한 금액은 10억달러(약 1조3천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 돈은 가자지구 정부 운영과 재건의 핵심 재원이 됐다.
카타르 정부는 2018년부터는 네타냐후 총리 내각의 승인 아래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직접 현금을 지급했다.
카타르는 2018년 10월 가자지구 공무원 급여와 발전소 연료 등 비용 1천500만달러를 전달한 것을 시작으로 매달 3천달러가량씩 지원했다.
이는 하마스에 적당히 숨통을 틔워주고 전투보다는 정부 운영에 집중하게 함으로써 가자지구에서 '균형'을 유지하겠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전략에서 비롯됐다고 NYT는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2014년 이후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헤즈볼라 같은 이란의 대리 세력에 초점을 맞추고 가자지구의 하마스는 적당히 억제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이 결정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대규모로 공격할 능력도, 의도도 없다는 정보기관의 여러 평가에 근거해 내려졌다.
전직 이스라엘 군사정보국 연구 책임자인 요시 쿠페르바세르는 일부 관리들이 가자지구에서 "평형상태"를 유지하고자 했다며 "이스라엘의 논리는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통치할 만큼의 힘을 가지지만 이스라엘에는 제압될 만큼 약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논리로 네타냐후 총리 정부는 카타르의 가자지구 지원을 사실상 도왔다.
미국 공화당이 2017년 하마스 지원을 이유로 카타르에 대한 금융제재를 추진하자 네타냐후 총리는 국방부 고위 관리를 워싱턴DC로 급파해 카타르 편에서 로비를 펼치기도 했다.
당시 상황에 정통한 관계자 세 명에 따르면 당시 이스라엘 측은 미국 의원들을 상대로 카타르가 가자지구에서 긍정적 역할을 해왔다고 설득했다.
2018년부터는 현금가방을 들고 온 카타르의 특사가 요르단과의 국경에서부터 가자지구까지 이동할 때 이스라엘 정보기관에서 호위를 해주기도 했다.
네타냐후 총리를 비판해온 쪽에서는 카타르의 지원금이 하마스의 무장 조직으로 흘러갈 것이 자명하며, 이러한 전략은 근본적 해결책이 아닌 '소음 관리'에 불과하다고 지적해왔다.
정부 내부에서도 하마스가 조용히 이스라엘 침공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2016년부터 2년간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을 맡았던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의원은 취임 직후 작성한 문건에서 "하마스가 훈련된 무장대원을 이스라엘로 보내 분리장벽 인근 마을을 장악하고 인질들을 잡아가려 한다"며 이스라엘이 선제공격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이 경고를 무시했고 카타르의 현금 지원은 계속됐다.
리베르만은 2018년 내각의 카타르 지원 허용 결정에 반대해 그해 11월 국방부 장관에서 사임했다.
당시 그는 네타냐후 총리가 "단기적인 평화를 사들이는 대가로 장기적 국가 안보에 심각한 손해를 보는 대가를 치렀다"고 비판했다. 또 최근 인터뷰에서는 2018년 현금지원 허용 결정이 결과적으로 10월7일 공격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 정부는 지난 10월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 직전까지도 카타르 지원금에 대한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지난 9월 다비드 바르니아 모사드 국장은 카타르 당국자와의 회의에서 카타르의 가자지구 현금지원이 계속되기를 원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고 NYT는 전했다.
네타냐후 정부는 해당 자금이 군사용으로 전용되지 못하게 감시하는 일에도 거의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당국자들은 말했다.
모사드에서 카타르 지원금 관련 내용을 관리했던 요시 코헨은 그가 2021년 은퇴하기 직전쯤에는 자금이 어디로 가는지 감시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카타르의 지원금은) 통제불능 상태였다"고 말했다.
inishmor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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