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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밭 된 가자지구…전쟁 끝나도 불발탄 가득 깔려 '시한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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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밭 된 가자지구…전쟁 끝나도 불발탄 가득 깔려 '시한폭탄'
"안 터진 폭탄 최대 수천발, 수십m 두께 폐허 밑에 묻혔을 가능성"
"통상 폭탄 10개 중 1개 불발…수색·해체 막대한 비용"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가 초토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쟁이 끝나도 대량의 불발탄이 남아 인명을 위협하고 재건 작업을 방해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6일(현지시간) 이번 전쟁이 시작에 불과하며 전후 가자지구 일부 지역은 불발탄 때문에 사람이 살기에 위험한 곳으로 장기간 남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전쟁에서 이스라엘군의 정확한 폭탄 사용량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지난달 초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가자지구 공습에 폭탄 1만 발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또 이번 전쟁에서 가자지구 내 1만5천 곳 이상의 표적에 대해 공습을 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폭탄이 불발되는 비율은 폭탄 종류에 따라 상당히 다르지만 유엔지뢰대책기구(UNMAS)와 다른 전문가들에 따르면 통상 폭탄 10개 중 1개는 불발탄이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높은 건물이 많은 가자지구에서는 불발탄 비율이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지뢰 제거 비정부기구(NGO) '헤일로 트러스트'를 이끄는 제임스 카원은 "도시 환경에서는 불발탄 비율이 높다"며 "많은 종류의 폭탄이 먼저 건물 지붕을 뚫고 여러 층을 거쳐 떨어지면서 '연착륙'을 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고려하면 이번에 미국이 이스라엘에 제공한 첨단 '스마트 폭탄'부터 하마스가 임시변통으로 만든 로켓까지 갖가지 불발탄이 최소 수백 개에서 수천 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UNMAS의 폭발물 해체 전문가로서 이번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을 현장에서 살펴본 찰스 버치는 "(불발탄에 따른) 오염 규모는 제2차 세계대전(의 불발탄)처럼 믿을 수 없을 정도일 것"이라고 WP에 밝혔다.
그는 불발탄 제거에 수천만 달러의 자금과 여러 해가 걸릴 것으로 추산했다.
이번 전쟁으로 가자지구 건물 다수가 무너져 폐허가 되거나 구조적으로 불안정해졌으며 상·하수도 등 주요 인프라가 파괴됐다.
이에 따라 가자지구 정상화는 어마어마한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중에서도 불발탄이 구석구석 깔리면서 가자지구 재건의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번 전쟁 이전에도 가자지구에서는 과거 무력분쟁에서 쓰인 불발탄이 폭발해 사람이 숨지거나 불구가 되는 사례가 꾸준히 있었다.
하지만 이번 전쟁의 공습 규모와 폭탄 사용량 등이 과거와 차원을 달리하고 있어 불발탄 문제는 이제 기하급수적으로 더 나빠졌다고 WP는 평가했다.
앞서 지난달 말 영국 BBC 방송이 가자지구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가자지구에서 파괴된 건물이 9만8천여채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많은 수의 건물이 무너져 폐허가 되면서 그 밑에 불발탄이 묻힌 경우가 많아 이를 확인하고 제거하는 작업이 매우 어려워졌다. 가자지구 일부 지역은 무너진 건물 폐허가 무려 약 30m 두께로 쌓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전쟁이 끝난 지 한참 뒤에도 재건 작업 도중 묻혀 있는 폭탄을 모르고 건드려 터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불발탄 수색·해체 작업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드는 것도 걸림돌이다.
버치에 따르면 그간 가자지구에서 UNMAS가 불발탄 1개를 찾아 해체하려면 도급업체 30곳을 동원해 잔해를 파헤치느라 한 달 이상의 시간과 4만 달러(약 5천300만원)의 자금이 필요했다.
가자지구 내무부가 운영하는 폭탄처리반 전문가들은 폭탄 사용량이 훨씬 적었고 11일 만에 끝난 2021년 무력충돌 이후 1천200회의 폭발물 수색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jh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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