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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음 울린 中경제 왜?…부동산·금융위기에 지방정부 부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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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음 울린 中경제 왜?…부동산·금융위기에 지방정부 부채까지
WSJ "지방정부 부채, '금융 시한폭탄'" 지적…수출 부진, 낮은 GDP 성장률 전망도 원인
국제사회, 시진핑 주도 中 공산당 금융권 장악에 '금융 사회주의화'·'금융 좌경화' 주목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 경제를 겨눈 경고음이 현실화하고 있다.
부동산·금융 시장 위기 우려와 함께 경기 침체가 장기화해온 가운데 천문학적 규모의 지방부채 문제까지 수면으로 불거지면서다.
이에 무디스는 중국 국가신용등급을 '부정적'으로 전망해 하향 조정을 사실상 예고했다.
무엇보다 국제사회는 중국 공산당의 장악으로 표출된 금융권의 '좌경화'에 주목하는 양상이다.


◇ 무디스의 中 신용등급 부정적 전망 속 中 '금융 사회주의화' 가능성에 촉각
무디스는 5일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1으로 유지하면서도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꿨다. 부정적 전망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대개 신용등급을 강등했던 전례를 볼 때 사실상 하향 조정을 예고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무디스는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이후 27년 만인 2016년 중국 국가신용등급을 Aa3에서 A1으로 낮춘 바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무디스는 상상 이상의 부채를 진 지방 정부와 국영기업 문제, 부동산과 금융 위기, 경제 성장률 저하 등이 중국 국가신용등급의 부정적 전망의 이유로 꼽았다.
물론 중국은 발끈했다. 세계 경제의 불안정한 회복 속에서도 중국의 거시경제는 꾸준히 회복하고 질적으로 발전해왔다면서, 앞으로도 긍정적인 추세를 유지하면서 반등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지방 정부와 국영기업의 부채 문제와 부동산·금융 분야의 위기 역시 통제할 수 있으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다시 제 궤도에 오를 것으로 자신한다.
그러나 서방의 인식은 이와 다르다.
시진핑 국가주석 주도로 미국에 맞선 중국이 각종 경제·안보 이슈로 서방과 갈등하고 대립하는 속에서 부동산·금융 시장 위기 장기화와 수출 부진 등으로 인해 성장동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전체가 외부에 중국 투자를 독려하고 있으나 성과는 크지 않아 보인다.
중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1∼10월 대(對)중국 FDI(외국인 직접투자)는 9천870억1천만 위안(약 180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줄었다. 지난 3분기엔 중국 내 FDI 유입액보다 유출액이 118억 달러(약 15조4천억원) 더 많은 현상이 빚어졌다. 중국 대신 인도와 동남아시아를 향하는 발길이 분주하다. 이른바 '탈(脫) 중국' 현상이다.
이런 가운데 국제사회는 중국 당국의 엇갈린 정책에 주목한다. 지속적인 개혁개방 정책을 약속하고 외부의 중국 투자를 촉구하면서도, 내부적으론 공산당이 금융을 장악하는 '좌클릭'에 주목하는 것이다.
6일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공산당 이론지 추스(求是)가 최근 중국의 은행, 연기금, 보험사를 포함한 모든 금융기관이 마르크스주의 원칙을 따르고 시 주석에게 복종하라고 주문했다고 전하면서 중국 내 금융통제 강화 현상을 크게 우려했다.



천즈우 홍콩대 교수는 NYT에 "정치가 중국의 금융을 더욱 좌지우지할 것이고, 중국을 1978년 개혁 이전으로 상태에 더 가깝게 할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계기로 시 주석은 공산당 산하에 중앙금융위원회와 중앙금융공작위원회를 만들고, 여기에 '복심'인 리창 총리와 허리펑 부총리를 책임자로 두고 당 차원에서 금융 통제 체제를 갖췄다.
중국 내에서 시장경제 시스템을 지원해온 금융이 이젠 공산당의 통제로 금융권 사회주의화'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 채무불이행 위기 직면한 中 지방부채…WSJ "금융 시한폭탄"
최근 국제사회는 무엇보다 중국 지방정부의 부채 문제를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제통화기금(IMF) 등을 인용해 그 규모가 약 7조~11조달러(약 9천100조~1경4천4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면서, 그 가운데 4천억 달러(약 524조원)에서 8천억 달러(약 1천50조원) 이상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처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중국 내 31개 성·시·자치구의 무분별하고 경쟁적인 인프라 투자가 주요 원인인 지방정부 부채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에 규모가 더 커졌다. 방역 비용 충당을 위한 재정 확대, 그리고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지방 토지 양도 수입 감소 때문이다.
중국 당국 역시 지방부채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대비해왔으나,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올들어 지방정부 부채를 면밀히 조사한 중국 재정부는 그 규모가 2013년 10조위안, 2019년 20조위안, 2021년 30조위안을 넘은 데 이어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40조1천11억위안(약 7천288조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수치가 정확한지를 놓고서는 논란이 있다.
중국 지방정부 자금 조달용 특수법인인 'LGFV'(local government financing vehicles) 부실을 고려할 때 재정부의 집계보다 지방부채 규모가 훨씬 클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문제는 지방정부 부채 비율이 경고선인 120%를 넘어 채무불이행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악성 부채에 대해 중앙정부가 보증을 서거나, '하나의 성(省), 하나의 정책'을 촉구하고 있으나 뾰족한 수는 없어 보인다.
중국 신용조사기관 YY레이팅(YY Rating)의 설립자 야오위는 WSJ에 "지방정부의 자금조달 수단인 LGFV에서 부도가 나면 상황이 통제 불가능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경제매체인 제일재경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올해 1∼11월 지방정부의 채권 발행액을 9조1천400억위안(약 1천672조원)으로 늘렸고, 이 중 절반 이상인 4조5천900억위안을 악성 채권을 되갚는 재융자채권으로 썼다. 그러나 불안감은 여전하다.
WSJ은 중국의 이런 지방부채를 '금융 시한폭탄' 수준이라고 봤다.

◇ 부동산·금융 위기에 수출 부진…中 GDP 성장률은 하락 전망
사실 중국 경제는 최근 1∼2년 새 부동산과 금융 시장의 위기로 멍들어왔다.
부동산 개발 분야의 선두권인 헝다(恒大·에버그란데)에 이은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채무불이행 디폴트 위기에 이어 이들 기업에 돈을 빌려준 금융권의 위기가 현실화했다.
이런 상황에서 주택가격은 폭락했고 중국 당국이 여러 부양책을 폈지만 소비 심리가 살아나지 않았으며, 결국 중국 경제는 올해 내내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하락)을 걱정해야 했다.
중국에서는 부동산이 GDP(국내총생산)의 20%를 훨씬 넘고 중국인 재산의 8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경제 성장의 또 다른 축인 수출 감소도 두드러졌다.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에 따르면 10월 수출액(달러 기준)은 2천748억3천만 달러(약 359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6.4% 줄었다. 8월(-8.8%)과 9월(-6.2%)에 이어 석 달째 한 자릿수 감소세를 유지했다.
올해 1∼10월을 기준으로 보면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0.4% 증가했으나, 작년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었던 시기였음을 고려할 때 올해 성적표가 초라하다는 지적이다.
세계적 수요 위축 속에 중국 제조업 경기가 올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세계의 공장'으로 통해온 중국의 현주소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도 관심거리다.
지난달 27일 중국 인민대 산하 중국 거시경제포럼(CMF)이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5.3%를 기록해 목표였던 '5% 안팎'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하면서, 내년엔 5.0%를 목표로 제시했다.
그러나 무디스는 전날 2024년과 2025년 중국의 GDP 성장률이 4.0%가 될 것으로 봤다.
아울러 JP 모건 체이스가 작년 지표를 기준으로 글로벌 경제에서 각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업데이트한 결과, 중국 비중이 20%로 1994년 이후 처음으로 하락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일 전했다. 중국 경제성장률을 둘러싼 내외부의 온도 차가 상당한 대목이다.
kji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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