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자 사퇴 닷새 만에 지명된 김홍일…'꼼꼼한 규제' 주력 전망(종합)
연내 취임 시 가짜뉴스 규제·공영방송과 포털 개혁 등 나설 듯
김홍일 "아직 얘기할 단계 아냐…나중에 기회 있을 것"
(서울·청주=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전임 이동관 위원장의 사퇴 닷새 만의 후임 내정으로 장기 업무 공백은 피하게 된 방송통신위원회의 향후 과제는 기존에 해오던 공영방송과 포털 개혁을 얼마나 꼼꼼하게 이어 나갈 것인지다.
강력·특수통 검사 출신의 김홍일 방통위원장 후보자는 일단 3개월 만에 선장이 바뀌는 조직을 달래고 안정시키면서 전임자가 추진해오던 각종 규제 및 개혁 업무들에 정교하게 메스를 댈 것으로 기대받는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오랜 인연이 있고 강력한 신임을 받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단기적인 성과를 내는 데 쫓기기보다는 장기 계획을 갖고 업무를 추진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김 후보자는 이날부터 국민권익위원장 이임을 앞두고 사전 예정된 마지막 업무와 방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 업무를 동시에 수행한다.
김 후보자는 이날 권익위원장으로서의 강연 일정을 소화하려고 방문한 청주 청렴연수원에서 취재진에 "아직은 무엇을 얘기할만한 단계가 아니다. 나중에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 같다"고만 언급했다.
김 후보자는 권익위원장 이임을 거쳐 다음 주부터 정부과천청사 인근 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내정자를 속히 지명한 배경과 준비 속도를 고려하면 20일 이내 청문회를 마쳐야 하는 절차 등을 고려하더라도 이르면 연내 취임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취임 후 일단 가장 시급한 업무는 지상파 재허가다.
KBS 2TV와 MBC·SBS UHD, 지역 MBC와 지역 민방 86곳 등에 대한 재허가 심사 및 의결을 연내 마쳐야 '불법 방송' 사태를 막을 수 있다. 시한을 넘길 경우 일시적으로 방송 연장 명령을 내릴 수 있으나, 그 역시 의결 사항이라 이상인 위원장 직무대행 1인 체제에서는 불가능하다.
새해에는 4월 총선을 앞두고 허위조작정보(가짜뉴스) 대응을 위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손발을 맞추는 게 주요 과제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인터넷 언론으로까지 심의 대상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야권의 공격 빌미가 됐던 만큼 좀 더 정교한 형태의 허위조작정보 대응 방안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타파 '신학림-김만배 허위 인터뷰'와 주요 방송사들의 인용 보도 심의가 끝나면서 급한 불은 끈 만큼 이제는 좀 더 정교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공영방송 관련 후속 업무도 많이 남아있다.
일단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와 관련, 방통위가 권태선 이사장 해임 가처분 인용에 재항고한 상태라 결과를 지켜보면서 후속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내정자가 직전까지 수장으로 있던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최근 방문진 이사들에 대해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확인됐다고 발표했던 것이 고리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KBS의 경우에도 경영진 교체 후 수신료 분리 징수 시행에 따른 강제징수 방안 마련 등 이슈가 여전히 있다.
보도전문채널 YTN[040300]의 최대 주주 변경 승인 건 역시 당면한 건이다.
유진이엔티의 대주주 신청 건에 대해 심사위원회는 승인했지만, 방통위는 일단 보류하면서 추가 서류 제출 등을 요구한 바 있는데, 김 내정자 취임 후 다시 회의를 열어 가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뉴스 소비자의 75%가 뉴스를 접하는 통로인 포털에 대한 규제도 관심사다.
방통위는 뉴스 검색 순위 알고리즘을 의도적으로 조정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네이버[035420]에 대해 실태조사를 벌여왔고, 네이버와 카카오[035720]가 운영하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의 법정 기구화를 위한 법안도 마련 중이어서 후속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밖에 가계 통신비 절감과 피싱 등 사기 피해 근절 등 통신업계 이슈도 있는 점도 고려하면 김 내정자의 청문회와 임명, 취임 절차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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