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불려간 하버드·MIT·유펜 총장들 "반유대주의 막겠다"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미국 명문대학인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과대(MIT), 펜실베이니아대(유펜) 총장들이 한목소리로 교내 반(反)유대주의 차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5일(현지시간) AP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들 대학 총장은 이날 미국 하원 교육 노동위원회에 출석, 교내 반유대주의 확산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를 받고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지난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반유대주의와 이슬람 혐오 사건이 모두 발생했었다면서 교내에서 반유대주의와 이슬람 혐오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그러나 표현의 자유와 시위·집회의 자유를 동시에 보장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며 교내 반유대주의를 막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클로딘 게이 하버드대 총장은 이 대학 총장으로서 시급하게 반유대주의와 맞서야 하는 책임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버드대가 표현의 자유와 반대할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하는 동시에 반유대주의와 혐오 발언을 차단하는 데 있어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하지만 이는 매우 어려운 일이며 그간 부족한 점도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개인의 정치적인 견해를 이유로 학생을 제재하지는 않지만, 교칙 위반인 위협이나 학대 등의 행동으로 이어지면 조처를 할 것이라고 했다.
게이 총장은 학내 반유대주의에 대한 비판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비판을 받았으나 최근 들어 반유대주의를 강력히 비난하면서 이에 대처하기 위한 태스크포스 구성을 발표한 바 있다.
리즈 매길 유펜 총장은 입헌 민주주의를 따르는 사람으로서 대학과 민주주의를 위해 안전과 표현의 자유가 필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쉽지 않겠지만 교내에서 상충하는 원칙들이 조화롭게 구현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학내에서 유대인과 무슬림을 향한 혐오 사건이 증가하면서 교육 당국까지 나서 조사를 벌이고 있다.
미국 교육부는 지난달 중순 뉴욕주의 코넬대, 컬럼비아대, 쿠퍼유니언대, 펜실베이니아주의 라파예트대와 유펜 등을 대상으로 조사를 개시했고, 지난달 28일에는 조사 대상에 하버드대를 추가했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는 오랜 기간 반유대주의를 억제하지 않고 방치했다는 이유로 고소당했다.
하버드대의 경우 밋 롬니 상원의원, 헤지펀드계 거물인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털 회장 등 졸업생들로부터 유대인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충분한 행동을 하고 있지 않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대학 후원자들은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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