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 병변, 즉시 제거해야"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자궁경부에 병변이 발견되면 그대로 두면서 적극적으로 감시하는 것보다는 즉시 제거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궁경부 병변은 상피내 종양(CIN)으로 자궁경부의 내막 세포에 비정상 변화가 나타난 것을 말한다. CIN은 1~3등급으로 분류되며 등급이 올라갈수록 암으로의 진행 위험은 높아진다.
CIN은 암은 아니지만 방치하면 비정상 세포가 암세포로 바뀔 수 있다. CIN 2등급은 비정상 세포 제거 여부를 결정하는 경계선이다. CIN 2등급은 50~60%가 2년 이내에 저절로 회복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자궁경부 병변 즉시 절제는 과잉 치료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특히 CIN 2등급을 절제하면 나중 임신했을 경우 조산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그래서 많은 나라에서는 나이가 비교적 젊은 CIN 2등급 여성에게는 '적극 감시'를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덴마크 오르후스(Aarhus) 대학 의대 임상의학과의 산부인과 전문의 안네 함메르 박사 연구팀이 1998~2020년 사이에 자궁경부 병변이 발견된 2만7천524명을 대상으로 20년간 진행한 추적 연구 결과 '즉시 절제'가 훨씬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4일 보도했다.
이 중 1만2천483명(45%)은 '적극 감시'를 택하고 1만5천41명(55%)은 즉시 병변 발생 부위를 원추 절제(large loop excision) 했다.
'적극 감시'는 병변이 발견된 후 2년 동안 주기적인 검사를 통해 비정상 세포가 더 확산하지 않는지 감시하는 것이다.
첫 2년 동안 자궁경부암 발생률은 '적극 감시' 그룹이 0.56%, '즉시 절제' 그룹이 0.37%로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그 후부터 '적극 감시' 그룹의 경우 자궁경부암 진단율이 증가하기 시작해 20년 후에는 2.65%로 급증했다. 이는 '즉시 절제' 그룹의 0.76%보다 4배 가까이 높은 것이다. 이러한 위험은 30세 이상 여성에게서 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적극 감시' 그룹 여성의 경우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PV)가 비정상 세포 속에 잠복해 있다가 나이와 함께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활성화됐기 때문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 의학 저널(BMJ)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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