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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1만5천명 죽었는데…가자남부로 창끝 돌린 이스라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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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1만5천명 죽었는데…가자남부로 창끝 돌린 이스라엘
'위험 전투구역' 전단 뿌리고 폭격…지상군 진격 초읽기
피란민 어쩌나…"내년 1월 이후까지도 작전 지속될수도"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말살을 공언한 이스라엘의 창끝이 가자지구 북부에서 남부로 돌려지면서 더 큰 참상이 벌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두 달 가까이 이어진 전쟁으로 이미 1만5천명이 넘는 팔레스타인인이 목숨을 잃고 180만명의 피란민이 발생했지만, 하마스 최상층부와 핵심 전력은 건재한 채 숨바꼭질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24일부터 7일간 이어졌던 일시 휴전을 종료하고 하마스와의 교전을 재개했다.
한때 비교적 안전한 지역으로 여겨졌던 가자지구 남부 중심도시 칸유니스에는 휴전 만료 불과 4분 만에 폭격을 받았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이어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남부로의 진격을 상정한 '다음 단계 전쟁' 계획을 공개했다.
가자시티를 비롯한 가자지구 북부 지역에 대한 지상군 투입을 앞두고 전면적 공습을 했던 것과 달리 남부 지역에선 순차적 표적공습을 통해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 이스라엘군의 입장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지구를 수십개의 작은 권역으로 나눈 지도도 배포했다.
각 권역에는 번호가 매겨졌으며 이스라엘군은 공격에 앞서 해당 지역 내 민간인에게 대피를 권고할 예정이라고 한다.
다만, 피란을 위해 얼마만큼의 시간이 주어질지는 명확하지 않은 실정이다. 이날 오전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은 칸유니스 내 목표물에는 주택가가 포함됐고, 주민들에게는 몸을 피할 시간이 거의 주어지지 않았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이날 칸유니스 일대에는 이 도시를 '위험한 전투구역'으로 규정하면서 이집트와의 접경인 라파 일대로 피란할 것을 권고하는 내용이 담긴 이스라엘군의 전단지가 뿌려지기도 했다.
이스라엘군은 올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을 배후에서 조종한 인물로 알려진 하마스 정치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가 칸유니스 아래 땅굴에 은신해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이스라엘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에서 납치한 인질 대다수가 가자지구 남부 곳곳에 숨겨져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달 가자지구 북부를 장악한 이스라엘군은 현재까지 5천명의 하마스 대원을 사살했다고 밝혔지만, 전쟁 이전 하마스의 전체 병력은 3만명 이상으로 추산됐었다.
이스라엘의 공세가 북부에 집중되자 피란민 사이에 섞여 남부로 핵심 전력을 빼돌렸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하마스 말살'이란 군사목표를 달성하려면 남부에도 지상군을 투입해야 한다는 이야기이지만, 이 경우 가뜩이나 심각한 가자지구의 인도적 위기가 더욱 증폭될 것이 우려된다.
이스라엘군과 하마스의 '두더지 잡기'식 공방이 계속된다면 민간인들은 어느 곳에도 정착하지 못한 채 쉴 새 없이 안전지대를 찾아 헤맬 수밖에 없고, 국제사회의 인도적 구호 전달도 어려워진다.

유엔은 이미 가자지구 전체 주민의 80%에 해당하는 180만명이 피란길에 오른 상황이라고 밝혔다. 가자지구 남부에는 현재 200만명이 몰려 있는데 이중 절반가량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폐허가 된 북부 출신이다.
그런데도 이스라엘 측은 내년 1월 이후까지도 군사작전이 이어질 수 있다면서 남부지역에 대한 공격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번 기회에 하마스의 뿌리를 뽑아 가자지구와의 '영원한 전쟁'을 멈추겠다는 것이지만, 더 많은 인질이 풀려나려면 하마스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늦춰선 안 된다는 현실적 판단도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아울러 현시점에서 공세를 멈추는 게 장기적으로 이스라엘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전쟁을 촉발한 하마스를 계속 존재하도록 하는 것 자체가 나중에 이스라엘군의 작전실패나 패배로 규정될 위험이 있는 게 사실이다.
일부에서는 하마스가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 정상화에 찬물을 끼얹고 팔레스타인인들의 증오에 불을 붙이는 것을 애초 목표로 삼았다면 이미 성공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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