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사이버트럭' 시작가 약 8천만원 책정…주가 1.7% 하락
4년 전 제시한 시작가 3만9천900달러보다 53% 비싸져
머스크, 첫 인도 행사서 견인력·속도 등 자랑…"도로 모습 바꿀 것"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신차인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Cybertruck)을 고객에게 처음으로 인도하며 본격적인 판매 가격을 공개했다.
30일(현지시간) 테슬라 북미 지역 웹사이트에 따르면 2025년부터 인도가 가능한 사이버트럭 후륜구동 모델의 시작 가격은 6만990달러(약 7천935만원)로 책정됐다.
내년부터 인도되는 사륜구동 모델과 가장 고급 모델인 '사이버비스트'(Cyberbeast)의 시작 가격은 각각 7만9천990달러(약 1억407만원), 9만9천990달러(약 1억3천9만원)다.
이는 테슬라가 2019년 11월 시제품을 처음 공개하면서 제시했던 3만9천900∼6만9천900달러(약 5천191만∼9천94만원)와 비교해 약 43∼53% 더 높아진 것이다.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시제품 공개 후 4년 만에 처음으로 차량을 인도하는 이날 행사에서 사이버트럭의 가격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머스크는 이날 사이버트럭 최고급 모델을 직접 몰고 행사장에 나타나 이 차가 기존 픽업트럭들보다 더 강하고 실용적이며, 스포츠카보다 더 빠르다고 자랑했다.
그는 이 차가 1만1천파운드(약 5t) 이상을 견인할 수 있고, 2.6초 만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약 97㎞)까지 도달할 수 있으며, 길이 6피트(1.8m)·너비 4피트(1.2m)의 넓은 적재 공간을 갖췄다고 소개했다.
특히 사이버트럭이 스포츠카 포르쉐911을 견인하면서 같은 차와 경주해 4분의 1마일(402m) 앞서가는 영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 차체를 단단한 스테인리스강 합금 소재로 만들어 총알도 뚫을 수 없을 만큼 견고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실제로 방탄 성능을 실험하는 영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해당 영상에서는 수십발의 총격 이후 차체 표면에 구멍은 생기지 않고 움푹 팬 자국만 남은 모습이 보였다.
머스크는 또 차 유리창이 바위에도 깨지지 않을 만큼 단단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4년 전 행사에서 유리의 강도를 실험하려고 금속 공을 던졌다가 유리창이 '쩍' 하고 갈라졌던 일을 농담조로 언급하며 "다시 해보자"고 말했다. 이에 테슬라 수석디자이너 프란츠 홀츠하우젠이 이번에는 금속 공 대신 야구공을 두 차례 던져 멀쩡한 모습을 보여줬다.
머스크는 사이버트럭이 "도로의 모습을 바꿀 것"이라며 "마침내 미래가 미래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10여 명의 고객을 현장에 초대해 차량을 직접 인도했다.
테슬라 웹사이트에 공개된 모델별 성능을 보면 후륜구동 제품의 1회 주행거리는 250마일(약 402㎞), 시속 60마일 도달 시간은 6.5초다. 사륜구동 모델은 주행거리 340마일(547㎞)에 시속 60마일 도달 시간이 4.1초다. 최고급 사이버비스트의 주행거리는 320마일(약 515㎞), 시속 60마일 도달 시간은 2.6초다.
테슬라는 웹사이트에서 250달러(약 33만원)에 사이버트럭을 예약 주문할 수 있게 했다.
앞서 이 회사는 그동안 100만여 건의 예약 주문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사이버트럭이 포드자동차의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전기차 업체 리비안의 R1T 등과 경쟁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각 모델의 시작 가격은 리비안 R1T가 7만3천달러(약 9천497만원), 포드 F-150 라이트닝은 약 5만달러(약 6천505만원) 수준이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달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사이버트럭이 대량 생산에 도달하고 현금 흐름을 긍정적으로 만들기까지는 엄청난 도전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현금 흐름에 상당한 기여를 하기까지는 1년에서 18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테슬라의 사이버트럭 인도 행사는 뉴욕 증시 마감 35분 전쯤부터 시작해 약 25분간 진행됐다.
테슬라 주가는 정규 거래에서 전날보다 1.66% 내린 240.08달러에 마감했으며,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는 1.7%가량 더 떨어졌다.
min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