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지원에 '민간인 피해방지' 조건 붙일까…미 정계 논쟁
일부 민주당 의원들 "美 무기 사용시 미국법 준수 보장해야" 촉구
백악관 반대 입장에도 지원입법 관련 쟁점 부상 전망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으로 인한 민간인 피해가 끊이지 않으면서 미국 민주당 내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에 조건을 달아야 할지 논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백악관은 현재로선 기존처럼 조건 없는 지원 방식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민간인 사상자 감소를 위한 이스라엘의 대책 마련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 향후 정책에 변동이 생길지 주목된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와 AP 통신에 따르면 관련 논쟁은 이달 초 민주당 소속 크리스 밴 홀런 상원의원이 미국이 지원한 무기를 이스라엘이 사용할 때 미국법을 준수하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상원의원 다수의 서명을 받아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제출하면서 촉발됐다.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주 해당 서한에 대해 "가치 있는 생각"이라고 언급하는 등 관련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홀런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비공개로 압박하며 이 같은 의원들의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이 이스라엘 총리와 한 대화에서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민간인 피해 및 구호물자 전달 관련 협조 부족에 대해 지적했다는 것이 팩트"라며 "우리의 걱정이 대통령에게 전달됐고 유용했다고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금주 초에는 홀런 의원을 포함한 약 20명의 민주당 상원의원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비공개 회의를 열었다.
의원들은 설리번 보좌관에게 민간인 피해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는 동시에 미국의 군사 지원 유형 및 이스라엘군의 해당 무기 사용 방법과 관련해 조건을 둬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에 조건을 달겠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대통령은 '가치 있는 생각'이라는 말 직후에 '만약 더 일찍 그렇게(조건부 지원) 했다면 인질 석방을 끌어내기 더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며 "이는 기존의 접근 방식이 성과와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설리번 보좌관도 금주 초 민주당 의원들과 회의 당시 조건부 지원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홀런 의원은 "설리번 보좌관은 백악관이 지원에 있어 어떤 조건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라고 AP에 말했다. 당시 회의 상황을 잘 아는 다른 인사도 이 같은 사실을 재확인했다.
민주당 지도부에서도 조건부 지원에 대한 이견은 여전하다.
민주당 소속 벤 카딘 상원 외교위원장은 "우리는 동맹에 대한 지원에 조건을 달지 않는다. 그들의 방어에 대해 세세하게 관리하려고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내주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스라엘 지원 패키지 입법 과정에서 조건부 지원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미 정부는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인도적 지원 확대와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 강화를 위해 143억 달러(약 18조4천억 원) 규모의 예산을 의회에 요청한 상태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 문제에 대해선 서로 다른 견해들이 있다"며 "행정부 및 동료 의원들과 논의하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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