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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체제' 시진핑, 이젠 충성파 리창·허리펑에 권력 나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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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체제' 시진핑, 이젠 충성파 리창·허리펑에 권력 나누기"
블룸버그 "중앙금융위 주임에 리창 임명 이례적"…과도한 권력집중 따른 오판 방지 차원
"허리펑을 중앙금융공작위 서기로 앉혀 리창 견제 역할…결국 시진핑이 최종 결정권"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마오쩌둥에 이은 절대 권력자로 통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제 집중된 권력을 충성파에게 조금씩 나누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작년 10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계기로 사실상 1인 체제를 갖추고 '3기 연임' 중인 시 주석이 최측근인 리창 총리와 허리펑 부총리에게 권력을 덜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중국 명운을 좌지우지하는 공산당 산하 7개 중앙위원회를 모두 이끌어온 시 주석이 지난 20일 리 총리를 당 중앙금융위원회 주임 자리에 앉힌 걸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지난 3월 당·국가 기구 조직 개편을 통해 국무원 산하 금융안정발전위원회가 폐지되면서 만들어진 당 중앙금융위원회는 당과 국무원 최고위급의 금융 정책 결정·조율 기구로, 국무원 직속 기구인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과 증권감독관리위원회를 총괄 지도하는 사령탑이다.
리창은 2000년대 초반 당시 시진핑 저장성 당서기를 보좌했던 인물로, 20차 당대회에서 7인의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에 이어 총리로 발탁된 '시진핑 복심'으로 통한다.
허리펑은 광둥성 출신으로, 1980년대 시 주석이 샤먼시 부시장으로 재직했을 당시 샤먼시 정부 판공실 부주임으로 일하며 인연을 맺어 40년 이상 친분을 이어온 경제 분야의 핵심 '시자쥔'(習家軍·시 주석 측근 그룹) 멤버로 꼽힌다.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9인 또는 7인의 집단지도체제가 가동됐던 후진타오 국가주석 집권기까지 국무원 총리는 행정부 수반으로서 경제 분야를 책임진 '2인자'였으나, 이젠 총리가 금융사령탑에 오른 것이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이 됐다.
2012년 제18차 당대회로 공산당 총서기·국가주석·당 중앙군사위 주석이라는 3대 권력을 틀어쥔 시진핑은 이후 10년여 부정부패 척결 명분의 정적 제거로 1인 체제를 구축하면서다.
이에 따라 지난달 27일 사망한 리커창은, 생전에 2인자로 불리긴 했으나 실제로는 시진핑의 견제를 받아 권력을 빼앗긴 '식물 총리'에 가까웠다.
시 주석은 1·2기 집권기(2012∼2022년)에 류허 부총리와 직접 소통하면서 중국의 주요 경제정책 결정을 하는 식으로 리커창을 견제했으며, 여타 5명의 상무위원도 제대로 권한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고 나서 시 주석은 20차 당대회에서 리창 총리 이외에 자오러지(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왕후닝(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장)·차이치(당 중앙서기처 서기)· 딩쉐샹(국무원 상무부총리)·리시(중앙기율검사위 서기) 등 6명의 상무위원을 모두 측근으로 채웠다.
이전 집단지도체제에서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독립적인 권한 행사가 가능한 수평적인 구조였다면, 이젠 시 주석과 6명이 상하 관계인 수직적 구조로 변했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상황에서 리창 총리가 당 중앙금융위 주임 자리를 맡은 건 이례적이라면서 "리창의 충성심이 보상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 주석은 지난 9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와, 그에 앞선 지난 3월 하이난성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도 리창 총리를 대리 참석시켜 눈길을 끌었다.
이 통신은 리커창 전 총리 입지를 극도로 축소했던 시 주석이 리창 총리에겐 '2인자'로서 역할을 허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싱가포르국립대 리콴유 공공정책학원의 알프레드 우 교수는 시 주석이 리창 총리와 권력을 나누는 건 신뢰하기 때문이라면서 "2인자 능력을 시험하려는 신호이기도 하다"고 봤다.
홍콩 중문대 비비안 잔 교수는 "시 주석이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경제 문제와 관련한 정책 시행을 위해 리창 총리에게 더 많은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시진핑의 권력 위임은 각종 경제·안보 이슈로 서방과 갈등하고 대립하는 속에서 부동산 시장 위기 장기화와 수출 부진 등 경제적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 지나친 권력 집중의 1인 체제가 초래할 오판을 줄일 목적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 가운데 시 주석은 리창 총리에게 금융사령탑이라는 권력을 위임하면서도 '전권'을 주지 않은 채 중국 내 금융시스템 전반에 걸쳐 당의 정치·사상·문화·기율을 담당하는 기구인 중앙금융공작위원회의 서기로 허리펑 부총리를 임명해 견제토록 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호주국립대 대만연구프로그램 담당 정치학자인 쑹원티는 시 주석이 지도부 내에서 견제와 균형을 위해 금융 분야도 2명에게 맡길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는 시 주석이 항상 중재자 역할은 물론 최종 결정권을 가지려는 걸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kji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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