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스라엘에 "지상전 재개시 대규모 민간인 피란 없어야"
군용기로 가자지구에 인도적 물품 전달도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미국은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재개할 경우 가자지구 남부에서 추가적인 대규모 민간인 피란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노력할 것을 이스라엘에 요청했다고 AP, 로이터 통신 등이 미국 고위 당국자들을 인용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당국자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대규모 민간인 인명피해나 피란이 추가로 발생하는 것을 막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북부보다 남부에서 훨씬 정교한 작전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한 당국자는 팔레스타인 사망자 증가를 놓고 국제사회뿐 아니라 미국 내 여론을 감안해 백악관이 이스라엘에 대한 압박 강화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당초 나흘간 잡혔던 일시 휴전을 이틀 연장하기로 합의하면서 일시 휴전의 종료 시점은 오는 30일 오전 7시로 미뤄졌다.
이스라엘은 일시 휴전이 끝나는 대로 가자지구에서 지상전을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2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일시적 휴전이 끝나면 총력을 기울여 가자지구 군사작전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시 휴전 전에 가자지구 북부를 대부분 장악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남부에서 전투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공격에 따른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1만4천명을 넘었다.
이스라엘이 지난달 지상군 투입을 앞두고 가자지구 북부의 민간인들에게 남부로 대피할 것을 요구하면서 가자지구 주민 230만여명 중 약 3분의 2가 가자지구 남부로 피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또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들을 위한 구호물품을 보내기로 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고위 당국자들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가자지구의 인도적 지원을 위해 28일부터 군용기 3대를 이집트로 보낼 계획이다.
첫 번째 군용기가 이날 이집트 시나이 북부에 도착하고 며칠 내 나머지 2대도 이집트에 도착할 예정이다.
한 당국자는 "가자지구에 겨울이 다가오는 점을 고려해 민간인들을 위한 의료품, 식량, 겨울용품 등이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된 뒤 미국이 군용기로 가자지구에 인도적 물품을 보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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