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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격에 가족 죽고 집 무너져" 풀려난 팔 수감자들 착잡한 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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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격에 가족 죽고 집 무너져" 풀려난 팔 수감자들 착잡한 심정
"잠깐 구름이 걷힌 정도…몇몇 풀려나도 다시 더 잡혀갈 것" 좌절감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휴전 합의로 하마스에 납치됐던 이스라엘 인질 일부가 풀려나면서 이들과 맞교환 석방된 팔레스타인 수감자들도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가족 품에 돌아온 기쁨도 잠시, 이스라엘 공습으로 가족이 숨지고 집은 무너지는 등 이전과 완전히 달라진 현실에 착잡해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요르단강 서안지구 출신인 아실 알티티(23)는 지난 24일(현지시간) 1년 3개월 만에 발라타 난민촌의 집으로 돌아왔다.
알티티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휴전 합의로 이스라엘 인질과 맞교환 석방된 팔레스타인 수감자 중 하나다.
1년여 만에 맛본 자유의 첫 순간은 짜릿했다. 석방 직후 팔레스타인 국기를 두르고 자동차 지붕 위에 올려진 그는 자신을 영웅이라고 부르는 주민들의 행렬에 둘러싸여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하지만 밤이 찾아오고 주위가 조용해지자 알티티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였다.
그는 "갑자기 너무나 복잡한 감정이 들어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알티티는 앞서 수감돼 있던 남자형제를 면회하러 갔다가 굴욕적인 신체검사를 요구한 교도소 직원과 다툼을 벌여 체포됐다. 알티티와 가족들은 직원을 밀쳤다고 했지만 이스라엘 언론에는 그가 가위로 경비원을 찌르려 했다고 보도됐다.
수감자들은 교도소 안에서 숨겨둔 라디오로 지난달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과 가자지구 전쟁, 이스라엘의 요르단강 서안지구 공습 등 바깥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이스라엘이 서안을 습격했다는 소식에 마음을 졸이던 알티티는 나블루스의 무장단체에 들어간 삼촌이 살해됐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거의 무너졌다"고 돌아봤다.
발라타 난민촌 인근에서는 얼마 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무장대원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건물도 무너져 폐허가 됐다.
당시 사망자 중에는 16세 소년 무함마드 엠사미가 있었다. 그의 남동생 아흐메드(15)는 인질과 맞교환 석방되는 팔레스타인 수감자 후보 300명 안에 들어있다.
가족들에 따르면 아흐메드는 이스라엘군을 향해 돌을 던진 혐의로 몇주 전 체포됐다.
아흐메드는 한살 위 형 무함마드와 각별한 사이였다. 둘은 같이 수영을 하고 똑같은 옷을 사거나 공원에 놀러 가는 등 모든 일상을 함께했다.
아흐메드는 형의 사망 소식을 아직 듣지 못했다.
이들 형제의 숙모인 라니아는 아흐메드가 석방자 명단에 들어있기를 빌고 또 빌고 있지만 그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형의 죽음에 대해 어떻게 말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라니아는 "대체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까요"라고 반문했다.
발라타 난민촌 주민들은 이번 수감자 석방을 '잠깐 구름이 걷힌 정도'라고 말한다. 좋은 일이긴 하지만 또 다른 비극이 닥쳐올 것을 경험으로 알기 때문이다.
자신을 에마드라는 이름의 이발사라고만 소개한 한 주민은 이번 수감자 석방으로 "크게 기쁘다거나 신이 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곳 난민촌에서 그들(이스라엘군)은 몇몇을 체포하고 일부는 풀어준 뒤 그다음엔 더 많이 잡아들인다. 그렇게 원처럼 돌아간다"고 덧붙였다.

inishmor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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