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파키스탄에 아프간인 추방 중단 촉구…"추위에 목숨 위험"
UNHCR "자발적으로 아프간 돌아가도록 해야"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파키스탄 당국이 불법체류 아프가니스탄인들을 아프가니스탄으로 내쫓는 가운데 유엔난민기구(UNHCR)가 극심한 겨울철 추위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며 추방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바르 발로치 UNHCR 지역 대변인은 전날 로이터TV 인터뷰에서 "아프가니스탄 겨울 추위는 정말로 극심해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며 "UNHCR은 (불법체류 아프간인들의) 대규모 추방을 멈출 것을 파키스탄 정부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발로치 대변인은 또 아프간으로 귀환은 자발적으로 하도록 해야 하고 파키스탄 당국은 국제단체 보호를 필요로 하는 취약한 개인들이 있는지 확인해 조처해야야 한다고 했다.
파키스탄 당국은 지난달 대부분이 아프간인인 자국 내 불법체류자들에게 자진 출국을 요구한 데 이어 이달 1일 이후부터는 집마다 수색해 잔류 중인 불법체류자들을 추방하고 있다.
아프간 탈레반 정부는 최근 34만여명이 파키스탄에서 돌아왔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에는 1979년 당시 소련의 아프간 침공 이후 도망쳐 온 아프간인들과 2021년 8월 탈레반이 아프간 정권을 재장악한 이후 들어온 이들을 모두 합쳐 440만여명의 아프간인이 거주해왔다.
이들 중 170만여명이 적법한 서류를 갖추지 못한 불법체류자다.
파키스탄 당국은 자국 국경을 넘나들며 공격하는 테러리스트들에게 아프간 탈레반 당국이 은신처를 제공한다는 이유 등으로 추방 정책을 시행한다고 하지만 아프간 탈레반 정부는 이런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파키스탄의 추방 정책으로 아프간인 130만명 가량이 돌아올 것으로 추산하면서 갑작스러운 인구 유입으로 아프가니스탄에서 소아마비를 일으키는 폴리오 바이러스 등 각종 전염병이 번질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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