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일반 국민 참여하는 디지털 화폐 실거래 실험
금융위·금감원과 내년 4분기 착수…"바우처 문제점 개선" 기대
거래소·결제원 등과 가상환경 기술 실험도 진행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한국은행이 내년 4분기 중 CBDC(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 실거래 테스트에 착수한다.
한은은 이날 오전 중구 한은 별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공동으로 'CBDC 활용성 테스트' 세부 추진 계획을 마련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실거래 테스트는 일반 국민이 새로운 디지털 통화의 효용을 직접 체험해보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기존 시스템 개선도 목표로 한다.
이번 테스트는 디지털 바우처 기능이 부여된 예금 토큰을 은행이 발행한 뒤 이용자가 이 예금 토큰으로 물품 등을 구매하고 사용처에 대금을 지급하는 세 가지 단계로 진행된다.
한은과 금융위, 금감원은 유관기관 협의 및 관련 법령 검토를 거쳐 테스트 참가 은행들의 공동 시범 과제를 제시하고, 각 은행의 개별 과제를 추가 제안할 예정이다.
테스트 참가 은행은 내년 3분기 말 이전에 확정할 계획이다.
이 은행들은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예금 토큰 발행이 허용되며, 실험 참가자 모집과 관리, 이용자 지갑 개발, 이용 대금 지급 등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은행들은 내년 9∼10월께 일반 이용자 참가 신청을 받는다. 이번 테스트 참가자 수는 최대 10만명 이내로 제한할 예정이다.
한은은 이번 테스트를 통해 CBDC 기반 예금 토큰 등에 디지털 바우처 기능을 적용함으로써 기존 바우처의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은은 "높은 수수료, 복잡하고 느린 정산 프로세스, 사후 검증 방식의 한계, 부정수급 우려 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가능성이 크다"며 "국제적 관심도도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와 별도로 가상환경에서의 기술 실험도 진행한다. 은행 등과 공동으로 미래 금융시장 인프라 구축 방안을 점검하기 위한 시도다.
우선 한국거래소와 협력해 CBDC 시스템과 외부 분산원장 시스템을 연계, 탄소배출권과 특수 지급 토큰 간 동시 결제가 정상적으로 이뤄지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아울러 금융결제원과 협력해 스마트 계약 활용 메커니즘을 구현해볼 예정이다.
한은 자체적으로 CBDC 시스템 내 가상의 증권을 디지털 형태로 발행한 뒤 금융기관들이 기관용 CBDC를 활용해 이 증권을 동시 결제하는 실험도 진행한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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