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인니, 자국 가자 병원 이스라엘 공격에 "강력 규탄"
"명백한 국제법 위반…전세계가 모든 영향력 동원해 중단시켜야"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인도네시아 병원을 공습하고 포위하자 인도네시아 정부가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21일(현지시간)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현재 중국을 방문 중인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부 장관은 전날 오후 영상 성명을 통해 "인도네시아는 가자 지구의 인도네시아 병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다수 민간인이 사망한 것을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레트노 장관은 이번 공격이 국제 인도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모든 국가, 특히 이스라엘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들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서 잔학한 행동을 중단하도록 모든 영향력과 능력을 사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가자 지구 인도네시아 병원을 운영하는 인도네시아 자원봉사 단체 의료긴급구조위원회(MER-C)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스라엘의 공격이 지하 벙커가 아닌 병원 건물 고층을 겨냥했다고 비난했다.
이 병원 건설에 참여했던 엔지니어 누르 이콴 아바디는 이스라엘군이 공격한 곳은 중환자실이라며 "이스라엘군의 조준 사격 때문에 이들을 아래층으로 데려오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ER-C는 또 현재 병원에는 3명의 인도네시아인 자원봉사자가 일하고 있다며 병원 내 통신망 두절로 열흘째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자원봉사자는 다른 인도네시아인들이 가자 지구에서 탈출하는 상황 속에서도 병원에 남아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인도네시아 외교부는 이들과 병원 내 상황을 알기 위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연락을 시도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 인도네시아 병원을 공습한 뒤 병원 주변에 탱크와 장갑차 수십 대를 배치해 포위한 상태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인도네시아 병원에는 환자 600명과 의료진 200명, 피란민 2천명이 머물러 있었지만, 전날 병원에 포탄이 떨어지면서 환자와 의료진 포함, 12명이 사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스라엘군 공습 이후 가자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의 도움을 받아 환자 200명이 남부 나세르 병원으로 대피했지만, 병원 내에는 환자 400명 등 2천400명이 여전히 머무르는 상태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이 병원을 포위하고 있어 대피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병원은 2011년 팔레스타인 무슬림을 지원하는 인도네시아 이슬람 단체들의 재정 지원으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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