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BS 방송 인터뷰…"하마스, 민간인 위험하게 하려 모든 수단 동원"
"알시파 병원에 있던 인질들, 이스라엘군 진입 전 옮겨진 정황"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장악한 무장정파 하마스를 소탕하는 과정에서 민간인 사상자를 최소화하려 했으나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미국 CBS 방송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겨냥한 보복 공세에 휘말려 막대한 수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하나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일을 최소한의 민간인 사상자를 내면서 끝내려고 노력할 것이라는 점"이라면서 "최소한의 민간인 사상자, 그것이 우리가 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는 성공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민간인의 죽음은 비극이다. 우리에게 민간인 피해는 있어선 안 됐다"면서 "우리는 민간인을 위험한 곳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한 반면, 하마스는 그들을 위험한 곳에 잡아두려고 모든 것을 다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피란 권고) 전달을 배포했고, (공습 등에 앞서) 주민들에게 휴대전화로 전화해 '떠나라'고 말했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위험 지역을) 벗어났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마스와의 전쟁 과정에서 무고한 팔레스타인 주민이 다수 숨진 건 사실이나 이스라엘이 아니라 하마스 측에 주된 책임이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 측은 과거부터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인간방패'로 삼는다고 주장해 왔다.
민간인 때문에 공습 등을 하기 어려워지고, 설사 공격을 받아 죽는다고 해도 민간인 여럿이 함께 휘말린다면 국제사회를 상대로 대(對) 이스라엘 여론전을 벌일 소재로 쓸 수 있다고 여긴다는 것이다. 하마스는 이런 의혹을 전면 부인한다.
가자 보건 당국은 최근까지 최소 1만1천500명이 이스라엘군의 공습과 지상 공격으로 사망했으며 이 중 4천700명이 어린이라고 밝혔다.
한편,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이스라엘군이 진입해 수색 작업을 벌인 가자시티 알시파 병원에 인질들이 억류되어 있다가 하마스에 의해 다른 곳으로 옮겨진 정황이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인질들이) 알시파 병원에 잡혀있다는 강력한 정황이 있었다, 이는 우리가 병원에 진입한 이유 중 하나"라며 "그들이 거기 있었다면, (하마스에 의해) 옮겨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7일 이스라엘을 기습한 하마스는 1천400여명에 이르는 민간인과 군인, 외국인을 살해하고 239명을 납치해 가자지구 곳곳에 억류한 채 인질로 삼아왔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을 몰아내고 가자지구를 재점령하려 한다는 일각의 의심에 대해서는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테러의 재발을 막기 위한 전반적인 군사적 책임을 원하는 것"이라며 "점령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점령은 우리의 목표가 아니며, 우리의 목표는 가자지구를 비무장화하고 정치적으로 급진적인 세력을 몰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것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서로의 주권을 인정하고 독립국으로 공존하자는 '두 국가 해법'(two-state resolution)으로 나아가는 것도 의미하느냐는 말에는 팔레스타인에 지금까지와 다른 지도부가 들어서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스스로를 통치할 모든 권한을 주되, 그 권한 중 어떤 것도 이스라엘을 위협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에게는 지금까지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있었던 것과는 다른 민간 지도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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